일상 속 혐오와 차별 넘어 연대로… ‘2026 수원시민 인권 아카데미’ 첫발 (수원시 제공)



[PEDIEN] 수원특례시가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 속에 ‘2026 수원시민 인권 아카데미’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혐오의 시대, 어떻게 존엄하게 살 것인가?’를 주제로 삼은 이번 아카데미는 지난 14일 시청 중회의실에서 열린 토크콘서트를 시작으로 시민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첫날 토크콘서트에는 박동찬 경계인의몫소리 연구소장, 김호경 이태원참사 희생자 유가족, 미래 수원여성의전화 활동가 등 다양한 분야의 패널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이주민 인권, 재난 피해자, 여성 차별 등 우리 사회 곳곳에 만연한 혐오와 차별의 현실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패널들은 혐오가 더 이상 개인의 편견이나 온라인상의 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일상과 제도, 정치적 언어 속에서 끊임없이 재생산되고 있다는 심각성을 공유했다. 혐오 표현이 구호, 밈, 댓글, 영상 등 다양한 형태로 소비되며 마치 ‘놀이’처럼 확산되는 현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박동찬 연구소장은 이주민에 대한 차별이 단순한 언어폭력을 넘어 체류 자격, 노동안전, 사회복지 등 제도적 배제와 깊이 연관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상에서 반복되는 혐오와 편견은 제도적 배제를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배경이 된다”며, 최근 혐오가 공공장소에서 집단적으로 표출되고 온라인에서 콘텐츠처럼 재생산되는 양상을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태원참사 유가족인 김호경 씨는 참사 이후 유가족들이 겪었던 2차 가해와 혐오의 경험을 증언했다. 그는 “슬픔보다 먼저 마주한 것은 세상의 서늘한 혐오와 차별이었다”며,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이었던 아이들의 죽음을 두고 피해자에게 책임을 돌리는 말들이 쏟아졌다”고 참담했던 심경을 전했다. 김 씨는 사회적 참사가 개인의 불운이 아닌, 안전을 소홀히 하고 효율을 우선시하는 사회 구조와 연결되어 있음을 강조하며, “인권은 누군가에게 큰일이 닥쳤을 때 ‘당신 잘못이 아니다’라고 말해주는 데서 시작한다”고 말했다.

수원여성의전화 미래 활동가는 여성 혐오가 일상 언어, 온라인 문화, 디지털 성폭력, 친밀한 관계에서의 폭력 등 다양한 방식으로 여성의 삶을 침범하고 있으며, 성차별과 가정폭력이 구조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2026 수원시민 인권 아카데미’는 오는 11월 18일까지 수원시청 중회의실에서 총 6회에 걸쳐 진행되는 시민 인권 교육 프로그램이다. 매회 오후 7시 30분부터 2시간 동안 강연이 진행되며, 참가자들은 혐오와 차별, 불평등 문제를 인문학적 시각에서 깊이 있게 탐구하고 토론하며 존엄과 연대의 가치를 모색할 예정이다.

다음 강좌는 10월 21일 저녁 7시 30분, 최호근 고려대학교 사학과 교수가 ‘혐오의 언어, 차별의 자연화’를 주제로 혐오와 차별의 사회적·사상적 배경을 설명한다. 이어 10월 27일에는 박한희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상근변호사가 ‘우리 곁의 소수자: 혐오를 넘어 평등으로 가는 법’을 주제로 강연한다.

또한 11월 5일에는 김도현 노들장애학궁리소 대표가 ‘혐오와 능력주의, 장애 차별의 두 얼굴’을, 11월 12일에는 조문영 연세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가 ‘정당한 분배, 부당한 낙인’을 주제로 지역, 주거지, 계급, 빈곤이 결합된 불평등과 차별 문제를 다룬다. 마지막 6회차인 11월 18일에는 이라영 작가가 ‘가능한 연대: 존엄을 지키기 위한 우리의 대응’을 주제로 시민들과 함께 토론하며 마무리한다.

아카데미는 수강 인원이 마감될 때까지 회차별로 별도 신청이 가능하다. 홍보물에 포함된 큐알코드나 수원시 홈페이지 통합예약시스템을 통해 네이버폼을 작성하거나, 큐알코드 및 앱 사용이 어려운 시민은 수원시 인권담당관 인권정책팀으로 전화 신청하면 된다.

‘수원시민 인권 아카데미’는 수원시와 인권단체가 협력하여 기획·운영·평가까지 공동으로 추진하는 민관협력 프로그램이다. 각 강좌에는 ‘이끄미’가 참여하여 시민들이 인권 의제를 더 쉽게 이해하고 토론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수원시 관계자는 “1회차 토크콘서트는 당사자의 목소리를 통해 혐오와 차별이 우리 사회의 일상과 제도 속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성찰하는 귀중한 시간이었다”며, “남은 강좌에도 많은 시민이 참여해 서로의 존엄을 이해하고 혐오가 아닌 공존과 연대의 방법을 함께 모색하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