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필 월급은 ‘시민세금’, 아트센터는 ‘대관 문턱’…가와사키서 부천 공연정책 짚어봐 (부천시 제공)



[PEDIEN] 부천시의회 재정문화위원회가 국제교류도시인 일본 가와사키시를 방문해 공연 정책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위원회는 15일 뮤자 가와사키 심포니홀에서 가와사키 문화재단 관계자들과 만나 가와사키의 공연장 운영 및 오케스트라 사례를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부천아트센터와 비교 분석하며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했다.

이번 간담회의 핵심 쟁점은 예술단체의 고정비 부담과 책임 소재, 공연장 대관 정책 및 실제 활용도, 그리고 시민들의 공연 접근성이었다. 특히 최의열 의원은 도쿄교향악단과 가와사키시가 오랜 기간 유지해 온 제휴 관계에 주목했다. 가와사키 문화재단 자료에 따르면, 도쿄교향악단은 2002년 가와사키시와 프랜차이즈 제휴를 맺었으며, 2004년 심포니홀 개관 이후 이곳을 주요 활동 거점으로 삼아왔다. 이들은 정기연주회와 ‘명곡 전집’ 공연 외에도 학교와 병원 등을 방문하는 소규모 앙상블 활동까지 펼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시가 단원 인건비를 포함한 고정비를 지속적으로 부담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최 의원은 현장에서 “부천시는 필하모닉 단원들의 월급을 직접 부담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도쿄교향악단과 가와사키시의 관계에서 운영 위험을 누가 부담하는지에 대해 구체적인 질문을 던졌다. 공연 횟수나 입장료 수입이 증가하더라도 공연 수익만으로 운영비를 충당하기 어려운 현실을 고려할 때, 비용과 책임을 어떻게 분담할 것인지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예술적 안정성과 공공성을 유지하면서도 운영 주체의 권한과 책임을 보다 명확히 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었으며, 법인화 역시 여러 방안 중 하나로 검토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언급되었다.

공연장의 활용도 역시 중요한 논의 주제였다. 2025년 뮤자 가와사키 심포니홀에서는 총 220회의 공연이 예정되어 있으며, 이는 25만 117명의 관객을 유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주최·공동주최 공연은 85회, 대관 공연은 135회로, 대관 공연이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관객 수 역시 주최·공동주최 공연의 9만 8185명보다 대관 공연에서 15만 1932명으로 훨씬 많았다. 음악홀 가동률은 99%, 이용률은 88%에 달했으며, 음악 작업실은 가동률과 이용률 모두 95%를 기록했다.

이러한 수치를 확인한 윤단비 위원장은 부천아트센터의 대관 기준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부천아트센터는 대관료를 지불하더라도 공연 경력과 수준을 심사하여 일반 시민이나 지역 예술단체가 무대에 서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윤 위원장은 뮤자 가와사키에서도 공연자의 명성이나 경력이 제한 기준으로 작용하는지 문의했다. 가와사키 측은 명성이나 경력을 별도의 제한 기준으로 두지 않는다고 답했으며, 99%에 달하는 가동률에는 본 공연뿐 아니라 연습과 리허설 등 시설이 실제로 사용된 모든 경우가 포함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날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공연장 내부가 아닌 야외 광장에서 목격되었다. 윤 위원장은 “광장에서 한 어르신이 공연 프로그램표를 펼쳐놓고 한참 살펴보고 계셨다”며, “저명하고 정통성 있는 클래식 공연장이면서도 일반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공연 정보를 접하고 클래식을 즐기는 문턱은 낮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간담회에서도 이 장면을 예로 들며 시민과 공연장 사이의 거리가 가깝다고 평가했다. 500엔 점심 공연처럼 부담 없이 클래식을 접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도 높은 관심이 쏠렸다. 점심시간 공연을 포함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꾸준히 운영되는 만큼, 공연장의 성과는 단순히 시설 수준을 넘어 마케팅과 실제 이용률로도 가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더 나아가, 후속 교류에 대한 논의도 이루어졌다. 윤단비 위원장은 후코타니 노리코에게 “가능하다면 부천을 직접 찾아 프로그램과 공연장 운영 방식을 부천아트센터와 공유해달라”는 요청을 전달했다. 방문이 여의치 않을 경우, 화상회의를 통해서라도 시민을 공연장으로 이끄는 마케팅 노하우와 부천에 적용할 만한 프로그램을 조언해 달라는 뜻도 함께 전했다. 심포니홀 측은 이러한 요청에 흔쾌히 응하며, 여건에 맞춰 프로그램 기획과 운영, 마케팅 경험을 부천아트센터와 나누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위원장은 “좋은 공연장을 만드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시민들이 그 공간을 일상적으로 찾게 만드는 일”이라며, “부천아트센터 역시 시설과 음향의 수준뿐 아니라 실제 이용률과 시민·지역예술인의 접근성까지 함께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제교류도시라는 관계가 기관을 한 차례 방문하는 데 머물기보다, 서로의 운영 경험과 프로그램을 실제로 주고받는 관계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재정문화위원회 의원들은 가와사키가 축적해 온 공연장 운영 및 마케팅 경험을 부천의 여건에 맞게 공유하고, 이를 통해 시민들이 공연장을 더욱 친숙하게 찾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연결해 나가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