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특별자치도 도청



[PEDIEN] 천장을 타고 순식간에 번지는 화염, 문을 여는 순간 폭발하듯 터져 나오는 역화. 소방관의 생명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화재 현상을 이제 전북 소방관들은 교과서나 영상이 아닌 실제 불 속에서 몸으로 익히게 된다.

전북특별자치도 소방본부는 6일 장수군 계남면에 새롭게 조성된 전북소방교육훈련센터 개청식을 갖고 실전형 소방인재 양성의 본격적인 출발을 알렸다. 이날 개청식에는 전북특별자치도지사, 문화안전소방위원장, 장수군수, 장수군의회 의장을 비롯한 주요 내빈과 소방 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석해 센터의 새로운 시작을 축하했다.

부지 6만 9900㎡에 본관동, 실화재훈련장, 소방종합훈련탑, 식당동 등 4개 동을 갖춘 센터는 지난 3월부터 교육을 시작해 10월 말까지 32개 과정 119회에 걸쳐 총 2672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이는 그동안 타 시·도 소방학교에 의존했던 전문 교육을 '우리 땅, 우리 시설'에서 직접 운영하며 전북소방 교육훈련의 체질을 위탁에서 자립으로 전환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센터의 핵심은 전국 최초로 구축된 표준 실화재 훈련시설 5종이다. 화재 확산 과정을 눈앞에서 관찰할 수 있는 플래시오버셀, 연소폭발 및 역화에 대응하는 백드래프트셀, 초기 진압과 팀 단위 훈련을 위한 어택셀, 복합 상황 지휘 전술을 익히는 T셀, 다층 건물에서 진압과 구조를 동시에 펼치는 멀티스토리셀까지, 실제 화재 현장에서 마주하는 핵심 현상들을 안전하게 통제된 환경에서 재현한다. 이 시설은 컨테이너 16개동, 연면적 1186㎡ 규모로 전국 최대이며, 농연 탈출훈련장, 가스압력탱크, 지붕파괴 훈련장과 함께 훈련 중 발생하는 연기와 오염물질을 걸러내는 집진·제독설비까지 갖춰 대원의 안전과 건강, 주변 환경까지 고려한 설계가 돋보인다.

교육은 기초, 심화, 팀 단위 진압 전술로 이어지는 단계별 체계로 운영된다. 화재진압대원은 2년에 한 번 이곳에서 실화재 훈련을 이수해야 하며, 10월 말까지 관련 과정을 수료한 소방관은 956여 명에 달한다. 또한, 센터는 올해 1월 소방청으로부터 '실화재 교관 양성 특성화 교육기관'으로 지정되어 3월 첫 기수에서 실화재 전문교관 16명을 배출했다. 벨기에 국외 연수 등을 통해 국제 실화재 강사 자격을 취득한 교관진이 교육을 직접 맡고 있으며, 교육 정원의 절반 이상을 타 시·도에 개방해 전국 소방의 실화재 교관 양성에도 기여하고 있다. 이는 전북이 대한민국 실화재 교육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센터는 또한 전국 소방교육대 중 최초로 지휘역량강화센터를 구축했다. 재난 현장의 성패를 좌우하는 지휘관의 판단 능력을 키우기 위한 VR 시뮬레이터 10대 등 최첨단 시설을 갖추고 있다. 특히 전주 경기전, 고속버스터미널, 도내 아파트·학교·공장 등 도민에게 익숙한 실제 건물을 가상 재난 현장으로 구현하여, 지휘관들은 '우리 동네에서 불이 났을 때'를 가상으로 경험하며 상황 판단, 인명 구조 우선순위 결정, 소방력 배치, 유관기관 협업 지휘 등을 반복 훈련하고 있다. 센터는 소방청 현장지휘관 자격인증 운영기관으로도 지정되어 초급·중급 현장지휘관 자격인증 교육·평가를 도내에서 직접 수행하며, 3월 첫 교육 이후 10월 말까지 217명의 지휘관이 이곳에서 훈련을 마쳤다.

센터의 문은 소방관에게만 열려 있는 것이 아니다. 사업장 자체 소방대는 실화재 훈련장에서 실제 불을 다루며 화재 대응 능력을 키우고, 지역 안전의 버팀목인 의용소방대장과 대원들도 전문 교육을 받았다. 더 나아가 한국119청소년단, 수어통역사, 특수학교 교직원, 긴급구조지원기관 관계자 등으로 교육 대상을 확대하여 민간과 공공을 아우르는 지역 안전교육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소방차가 도착하기 전 초기 몇 분을 지키는 것은 현장의 민간 대원과 주민이라는 점에서, 센터는 민·관이 한 팀으로 움직이는 초기 대응 체계를 다져 도민 전체의 안전 역량을 끌어올리는 '안전 확산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연말까지 3216명의 교육생이 장수를 찾을 예정이며, 이들의 발길은 숙박·음식점 등 지역 상권에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 민간 자체 소방대 교육 등을 통한 세외수입 발생과 타 지역 위탁 교육비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센터는 인구 감소 지역인 장수군의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는 셈이다.

센터는 이미 다음 단계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2027년 생활관 완공 후에는 신임 소방공무원 6개월 교육과정을 자체 운영하고, 원광대학교와 협업한 응급구조사 2급 양성과정도 연계할 계획이다. 또한, '소방기본법' 개정 취지에 맞춰 전국 최초 산불화재 진압 교육장을 구축해 대형 산불 대응 전술을 집중 교육하고, 이어 다목적 교육관까지 단계적으로 갖춰 '소방학교' 승격을 향해 속도를 낼 예정이다.

진형민 전북특별자치도 소방본부장은 "전북소방교육훈련센터 개청은 전북소방이 '빌려 쓰는 교육'에서 '스스로 길러내는 교육'으로 도약하는 출발점"이라며, "진짜 불로 단련된 대원과 현장을 읽는 지휘관을 길러내는 것은 물론, 민간에도 문을 활짝 열어 도민 모두가 안전의 주체가 되고 장수군과 함께 성장하는 상생의 교육기관으로 키워가겠다"고 밝혔다. 이원택 전북특별자치도지사는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소방대원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전북소방교육훈련센터가 소방학교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