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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DIEN] 국가 안보를 위해 오랜 기간 희생을 감내해 온 경기북부 접경지역이 이제 규제와 지원 중심의 정책 대상에서 벗어나, 한반도 평화경제와 국제협력을 선도하는 전략적 성장 거점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경기연구원이 발간한 ‘접경지역 국제평화도시 실현을 위한 추진방안 연구’는 경기북부 접경지역이 겪고 있는 구조적인 발전 제약을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정책 모델로 ‘국제평화도시’ 조성을 제안한다.

연구에 따르면 경기북부 접경지역은 군사규제, 수도권 규제, 환경규제 등이 중첩되면서 산업 기반이 취약하고 정주 환경이 악화되어 인구 유출이라는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 경기도 군사시설보호구역의 약 82%가 경기북부에 집중되어 있으며, 연천군과 파주시의 경우 행정구역 면적의 90% 이상이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김포시 역시 70.8%에 달한다.

하지만 현행 ‘접경지역 지원 특별법’은 ‘수도권정비계획법’ 등 다른 법률에 우선 적용되지 않아 중첩된 규제를 실질적으로 해소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연구진은 기존의 생활 사회간접자본 확충이나 관광 개발 등 지원·보상 중심의 정책에서 벗어나, 접경지역의 성장 잠재력을 활용하는 적극적인 발전 전략으로의 전환을 강조했다.

대안으로 제시된 ‘국제평화도시’는 남북협력 기반 조성, 국제기구 및 국제 비정부기구 유치, 지역 특화 산업 육성, 생태·문화·관광 활성화, 규제 특례 등을 종합적으로 결합한 정책 플랫폼이다. 이는 단순한 도시 개발이나 특구 지정을 넘어, 접경지역을 평화협력과 산업 교류, 국제 네트워크가 결합되는 전략적 공간으로 재구성하려는 구상이다.

연구진은 국제평화도시 실현을 위한 핵심 전략으로 △평화협력 플랫폼 및 국제 네트워크 구축 △지역 특화 산업 기반 확충 △규제 특례 및 제도 혁신 △초광역 협력 체계 구축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한탄강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의 남북 공동 관리 협력과 국제평화협력 관련 기관 유치를 통해 국제 협력 기반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그린바이오, 스마트 농업, 방산 등 지역 특화 산업을 육성하고, 비무장지대의 생태·역사·문화 자원을 관광, 교육, 국제회의 및 문화 콘텐츠 산업과 연계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특히 개별적인 규제 완화보다 국제평화도시 조성에 필요한 입지, 인허가, 재정 특례를 통합한 ‘목적형 규제 특례’ 도입을 강조했다. 이는 국가 안보와 환경 보전의 가치를 유지하면서 지역 발전을 촉진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 마련을 목표로 한다.

이와 함께 경기, 인천, 강원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초광역 협력 체계를 구축하여 교통·물류, 생태 환경, 관광, 재난 대응, 남북 협력 등 공동 사업을 추진하고, 지자체 간 역할 분담과 성과 공유 체계를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법제화 방안으로는 단기적으로 ‘접경지역 지원 특별법’과 ‘평화경제특별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을 보완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국제평화도시 지정 및 지원 체계를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더 나아가 남북 관계와 국제 사회 제재 환경의 변화를 고려한 독자적인 특별법 제정 방안도 제시했다.

조성택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접경지역은 국가 안보를 위해 장기간 특별한 희생을 감내했지만 중첩된 규제로 인해 발전 기회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며 “이제는 단순한 지원과 보상의 대상이 아니라, 한반도 평화 경제를 준비하고 선도하는 전략적 성장 거점으로 바라보는 정책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