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가 김인철 작가, 따가운 공존 설치 작품으로 “상처에서 치유로 展” 참가 (인천광역시 제공)



[PEDIEN] 돌과 실이라는 상이한 물질을 통해 자연과 인간, 기억과 변화, 상처와 치유 사이의 관계를 탐구하는 장소 특정적 설치미술 작품이 성남아트센터에서 관객을 맞이한다.

서양화가 김인철 작가는 오는 10월 7일부터 14일까지 성남아트센터 갤러리 808에서 열리는 ‘도시 재생 프로젝트 상처에서 치유로 展’에 자신의 대표작 ‘따가운 공존’을 출품한다. 이번 전시는 유휴·기피시설을 예술을 통해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재생하는 도시 재생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도시의 품격을 높이는 의미 있는 기회로 마련되었다.

‘따가운 공존’은 하나의 작품으로 완결되는 것이 아니라, 장소가 바뀔 때마다 새로운 관계와 의미를 생성하며 지속적으로 변주되어 온 연작이다. 2023년 튀르키예 Commagene LAR Biennale에서 처음 선보인 이후, 2024년 인천 청천지구 재개발지역 공공미술 조형물로 이어졌으며, 이번 2026년 도시재생 프로젝트에서는 ‘상처에서 치유로’라는 주제와 만나며 그 의미의 지평을 더욱 확장하고 있다.

이 연속적인 작업에서 김 작가가 주목하는 것은 사물 자체가 아닌, 사물과 사물 사이에서 발생하는 관계성이다. 자연의 시간과 물질의 지속성을 상징하는 돌은 인간의 의지와 무관하게 축적된 시간의 흔적을 품고 있다. 반면, 인간의 손과 행위를 통해 만들어지고 연결되는 실은 가볍고 유연한 물성을 바탕으로 공간을 가로지르며 서로 다른 대상을 연결한다. 동시에 팽팽한 긴장과 저항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따라서 돌과 실의 만남은 단순한 재료의 결합을 넘어선다. 이는 고정과 움직임, 자연과 인간, 지속과 개입, 독립과 관계 사이에서 발생하는 긴장을 시각적으로 구현한다. 작가는 두 물질을 완전히 통합하기보다 서로의 차이를 유지한 채 연결하며, 바로 이 차이와 긴장 속에서 ‘따가운 공존’의 핵심적인 조형 언어를 형성한다. 거대한 돌과 그것을 향해 뻗어가는 실은 하나의 공간적 관계망을 형성하며, 서로 다른 존재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는 과정을 보여준다. 여기서 실은 단순한 선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힘을 가시화하는 선으로서, 돌을 끌어당기는 듯하면서도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그 사이에 팽팽한 공간, 즉 물리적 긴장이자 관계의 긴장을 만들어낸다.

2026년 도시재생 프로젝트에서 ‘따가운 공존’은 ‘상처에서 치유로’라는 주제와 만나며 더욱 깊은 의미를 획득한다. 작품 속 실은 봉합과 연결의 행위를 보다 직접적으로 상징한다. 무언가를 꿰맨다는 행위는 그 이전에 균열이나 상처가 존재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은 상처를 감추는 물질이 아니라, 오히려 상처의 존재를 드러내면서 그것을 새로운 관계로 연결하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김인철 작가는 이번 전시에 참여하며 “도시의 치유란 과거를 지우는 것이 아니라 그 흔적을 새로운 삶의 구조 안에 연결하는 일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따라서 실은 단순한 조형 재료에서 관계를 이어주는 매개이자 기억을 봉합하는 선으로 확장된다”고 덧붙였다.

홍익대학교 미술학과 박사과정을 졸업하고 숙명여대 등에서 강의해 온 김 작가는 30회의 개인전과 150여 회의 국내외 단체전 참여 경력을 가지고 있다. 현재 그는 평면 회화 작업부터 설치미술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활발한 창작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