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EDIEN]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둔 인천시의 고령 보행자 안전 확보를 위한 실질적인 정책 전환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인천연구원은 2026년 기획연구과제로 수행한 ‘초고령사회 보행 안전을 위한 인천시 실버존 진단 및 개선 방안’ 결과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인천시는 2024년 보행사고 사망자 39명 중 31명이 고령자로, 고령층의 보행 안전 문제가 심각한 사회적 과제로 떠올랐다.
지난 2019년 75개소에 불과했던 실버존은 2025년 284개소로 빠르게 증가했지만, 실질적인 교통안전시설은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속카메라 미설치 구간이 84.9%에 달했으며, 무단횡단 방지 펜스 미설치 구간 역시 80.3%에 달하는 등 형식적인 지정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이다.
고령자 왕래가 잦은 전통시장 역시 45곳 중 15곳이 지정 사각지대로 남아 있어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 연구는 최근 10년간 인천시에서 발생한 고령자 보행사고 3903건을 면밀히 분석했다. 분석 결과, 사고의 55.1%가 미추홀구, 부평구, 남동구 3개 구에 집중되는 현상을 보였다. 특히 횡단 중 사고가 사망자의 62.7%를 차지했으며, 야간 사망률은 주간의 약 2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위험이 특정 공간, 상황, 시간대에 집중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실버존 지정 전·후 각 3년간 124개 구간의 사고 변화를 검증한 결과, 실버존 지정 자체만으로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사고 감소 효과를 확인하기 어려웠다. 이는 실버존 지정이 무용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실효성 있는 교통안전시설의 설치 및 관리가 동반될 때 비로소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 무인 교통단속장비, 무단횡단 방지 펜스 등 실질적인 교통안전시설의 효과는 국내 다양한 실증 사례를 통해 일관되게 확인된 바 있다.
연구진은 사고 데이터 기반의 고령자 보행사고 위험 진단 및 실버존 효과 분석을 통해 핵심적인 시사점을 도출했다. 고령자 보행사고 발생 지역과 기존 실버존 구간을 중첩 분석하여 전통시장 및 대형병원 인근의 4개 구간을 신규 실버존 제안 구간으로 도출했으며, 각 구간별 사고 특성에 맞는 맞춤형 시설 처방도 함께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부평종합시장, 계산전통시장, 인천성모병원, 인천보훈병원 인근 구간을 신규 실버존 제안 구간으로 선정하고 보행안전 개선 방안을 도출하는 방법론을 제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실버존 정책을 기존의 ‘지정 중심’에서 ‘위험한 곳에 필요한 시설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한 3대 정책 제언을 제시했다. 첫째, 전통시장과 대형병원을 실버존 지정 후보로 관리하며 상시 사고 위험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둘째, 신규 실버존 지정 시 사고 특성에 맞는 시설을 함께 설치하고, 이를 위해 표준 매칭 테이블을 마련하여 기존 지정 구간의 시설 보강에도 활용해야 한다. 셋째, 지정, 규제, 시설, 예산 등 모든 사항을 구간 단위로 일괄 협의하고, 실무협의체와 통합관리시스템을 연계하여 하나의 체계로 운영해야 한다.
인천연구원 이태헌 연구위원은 “실버존의 진정한 성과는 지정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지정 이후의 시설 설치, 관리, 그리고 지속적인 평가에서 좌우된다”며, “이번 연구가 ‘위험한 곳에 필요한 시설 중심’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중요한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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