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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DIEN] 국내 유일의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 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KIC는 자체적으로 담배, 석탄 등 투자 배제 테마를 지정했지만,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영진 의원이 KIC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KIC는 담배, 석탄, 대마, 논란 무기, 아동노동 등 5개 분야를 투자 배제 대상으로 정하고 있다.
하지만 KIC는 글로벌 담배 기업인 '필립 모리스 인터내셔널'과 '알트리아 그룹', 그리고 독일 환경단체 우어게발트가 발표한 '2025년 세계 석탄 퇴출 리스트'에 포함된 석탄 관련 기업 19곳에 여전히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투자 금액은 약 1조 2,600억 원(8억 7,500만 달러)에 달한다.
특히 KIC가 투자한 석탄 관련 기업 중 12곳은 노르웨이 국부펀드(NBIM)에서 이미 투자 배제 대상으로 지정된 곳이다.
이는 KIC의 ESG 기준이 글로벌 스탠다드에 미치지 못한다는 비판으로 이어진다.
NBIM은 석탄 매출 비중이 30%를 넘는 기업을 투자 대상에서 제외하지만, KIC는 50% 이상인 기업만 배제하는 상대적으로 느슨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담배 투자 역시 마찬가지다.
NBIM과 뉴질랜드 연기금(NZ Super Fund) 등은 '필립 모리스 인터내셔널'과 '알트리아 그룹'을 전면 투자 배제 대상으로 관리하고 있지만, KIC는 오히려 이들 기업에 대한 투자 규모를 늘리고 있다.
김영진 의원은 "KIC가 ESG 투자 배제 원칙을 내부 지침으로 정해놓고도 실제로 지키지 않는 것은 국민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내 유일 국부펀드로서 국민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책임투자 원칙을 확립하고 글로벌 수준의 ESG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또한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KIC보다 훨씬 엄격한 기준으로 투자하면서도 최근 5년간 수익률 면에서 KIC를 앞섰다"며, "수익률을 핑계로 글로벌 ESG 기준을 외면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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