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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DIEN] 서울 중구 남대문 쪽방촌 주민들이 민간 재개발 사업 과정에서 강제 이주 없이 새로운 공공임대주택으로 이주를 마쳤다. 이는 중구와 서울시 등이 협력해 전국 최초로 도입한 ‘선(先)이주 후(後)개발’ 방식이 성공적으로 적용된 사례로 평가된다.
통상적인 재개발 사업은 세입자와 원주민의 강제 이주 갈등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양동구역 11-12지구 재개발 역시 초기에는 다른 지역 이주 방안을 추진했으나, 주민들의 반대와 지역 잔류 희망으로 무산되는 난항을 겪었다.
중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 사업시행자,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대고 정비계획을 ‘선이주-선순환’ 모델로 변경했다. 이 모델은 기존 건물을 철거하기 전에 주민들이 입주할 임대주택을 먼저 마련하고, 이주를 완료한 후에야 본격적인 개발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이 계획에 따라 양동구역 11-12지구에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의 기부채납 형태로 공공복합시설인 ‘해든센터’가 지난 8월 준공됐다. 연면적 8,400여㎡ 규모의 18층 건물인 해든센터에는 공공임대주택 ‘해든집’ 182세대와 사회복지시설, 편의시설 등이 함께 들어섰다.
중구는 주민 실태조사, 면담, 설명회 등을 통해 쪽방 주민들과 꾸준히 소통하며 유대감을 형성했다. 그 결과 지난 9월, 남대문 쪽방촌 주민 142가구가 해든집으로 무리 없이 입주를 완료했다.
입주 후에도 세심한 지원은 이어졌다. 구는 입주 초기 혼란을 줄이고자 고령자와 거동이 불편한 주민들을 위해 회현동주민센터와 협력해 ‘찾아가는 전입신고 서비스’를 운영했다. 또한 민간기업의 후원으로 소형 냉장고 45대와 주방용품 꾸러미 160세트 등 입주 환영 물품이 전달됐다.
해든센터 내부에는 중구지역자활센터에서 운영하는 공동작업장과 자활사업장(편의점), 쪽방상담소, 경로당 등 입주민의 자립과 안정적 정착을 돕는 다양한 시설들이 마련됐다. 주민들은 “눈치 보지 않고 빨래와 샤워를 실컷 할 수 있어서 좋다”, “쪽방에서 호텔로 이사 온 것 같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쪽방촌 주민 이주가 완료됨에 따라 양동구역 11-12지구 정비사업은 속도를 내게 됐다. 기존 쪽방촌 부지에는 철거 작업이 진행 중이며, 향후 지하 10층부터 지상 32층 규모의 업무 및 근린생활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이번 원활한 이주는 중구가 주민들과 소통하고 지원한 결실”이라며 “쪽방촌 주민들이 따뜻한 보금자리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살피고, 중구의 재개발이 갈등 없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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