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컬처 상징 '갓'의 역설... 보유자 83세, 무형유산 명맥 끊길 위기

취약종목 보유자 72%가 70대 이상 고령... 긴급보호유산 3종목은 보유자 공백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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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뉴스팀
넷플릭스 콘텐츠를 통해 한국 전통의 상징으로 떠오른 ‘갓’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지만, 정작 갓을 만드는 기술인 ‘갓일’을 비롯한 국가무형유산은 심각한 계승 위기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민형배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가유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통해 전승 기반 약화의 실태가 드러났다.

특히 갓일의 경우 전국에 보유자가 4명에 불과하며, 이들의 평균 연령은 약 83세에 달한다. 전통장(94세), 발탈(86~91세) 등 다른 전승 취약종목 역시 보유자 72%가 70대 이상 고령으로, 고령화로 인한 전승 기반 약화가 급격히 진행되는 실정이다.

현재 전승 취약종목은 총 25개이며, 이 중 23개 종목은 5년 이상 만성적인 취약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소멸 위험에 처해 긴급히 보전해야 하는 ‘국가긴급보호무형유산’ 4종목 중 3종목이 현재 보유자 공백 상태라는 점이다.

나주의 샛골나이, 바디장, 백동연죽장 등 3개 종목은 보유자는 물론 이수자 확보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바디장의 경우 보유자가 사망한 지 20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신규 보유자를 지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전승 인력의 명맥이 위협받고 있지만, 관련 예산 지원은 제자리걸음이거나 오히려 감소했다. 국가무형유산 전체 예산은 2024년 639억 원까지 확대됐으나, 2025년에는 되레 90억 원 이상 감소할 예정이다.

가장 시급한 국가긴급보호무형유산 보호·육성 예산 역시 5년째 연 1억 6천만 원에 머물러 있어 K-컬처의 세계적 성장세와는 상반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민 의원은 “세계가 한국의 전통기술에 감탄하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몇 분의 고령 보유자가 겨우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 의원은 “이대로면 국가무형유산의 명맥이 끊길 수 있다”고 경고하며, 보유자 공백 종목의 신규 발굴과 보호·육성 지원 확대를 위한 구체적인 정책 보완과 예산 증액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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