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농촌진흥청 제공)



[PEDIEN] 우리나라 산야에서 자생하는 식물 '기린초'가 수면 개선 효과를 가진다는 사실이 농촌진흥청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농촌진흥청은 이번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기린초의 산업화를 추진하며, 지역 및 관련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안정적인 원료 생산과 제품 개발에 나선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세종시농업기술센터, ㈜심플플래닛은 지난 11월 4일 세종시농업기술센터에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들은 기린초의 산업적 활용을 확대하고 안정적인 원료를 생산하며 농가 소득을 증대시키는 데 힘을 모으기로 했다.

기린초는 전국 산지에 널리 분포하는 돌나물과 식물로, 예로부터 어린순을 나물로 섭취해왔다. 특히 기린초 잎은 식품 원료로 사용 가능하며 '식품공전'에도 등재되어 있다.

농촌진흥청은 국내 자생식물의 활용 가치를 탐색하는 과정에서 기린초에 주목했다. 아주대학교 정이숙 교수 연구팀과 협력하여 기린초 추출물이 수면에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으로 규명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진은 동물실험을 통해 기린초 추출물의 효능을 확인했다. 수면유도제를 투여한 실험군 중, 체중 100g당 3mg의 기린초 추출물을 섭취한 집단은 약 2.7분 만에 잠들었다. 이는 수면유도제만 투여한 대조군에 비해 잠드는 데 걸리는 시간을 약 15% 단축시킨 결과다. 또한, 이 집단은 약 127분 동안 잠을 유지하며 대조군 대비 수면 시간을 약 70% 늘리는 효과를 보였다.

이 실험은 동물에게 수면유도제를 투여한 후 일정한 수면 상태를 유도하여 잠들기까지의 시간과 총 수면 시간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연구진은 기린초 추출물이 졸음을 유도하는 신호 물질인 아데노신의 A2A 수용체를 통한 수면 유도 경로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실제로 이 수용체의 작용을 억제하는 약물을 함께 투여했을 때, 기린초 추출물의 수면 유도 효과가 현저히 감소하는 것을 관찰했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기린초 추출물 투여 시 수면을 촉진하는 뇌 신경세포의 활성이 증가하고, 뇌 신경 흥분을 가라앉히는 물질인 가바의 양이 늘어나는 것을 확인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국내 특허로 출원되었으며, 현재 국외 출원도 완료된 상태다.

농촌진흥청은 기린초의 산업화를 위한 원료 생산 기준 마련에도 힘썼다. 새순이 나온 후 약 60일이 지나고 꽃대가 올라오기 전 수확한 잎을 열풍으로 건조한 뒤 주정으로 추출하는 조건이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품질 관리를 위한 3가지 지표 성분의 함량 규격을 설정하고 이를 대량 생산 공정에 적용하는 작업도 마쳤다.

안정적인 원료 공급을 위해 세종시에는 0.5헥타르 규모의 시범 재배단지가 조성되었다. 앞으로 이 재배 기반과 생산·가공 기준을 바탕으로 균일한 품질의 기린초 원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심플플래닛은 이번에 이전받은 기린초 관련 기술을 활용하여 수면 건강 소재 개발에 착수할 예정이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인삼특작부 윤영호 부장은 “세종시와 협력하여 기린초의 안정적인 재배·생산 기반을 구축하고, 기업과는 연구 성과를 실제 제품으로 연결하여 농가에 새로운 소득원을 창출할 것”이라며 “우리 자생식물이 국민 생활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소재로 활용될 수 있도록 생산 현장과 산업화를 잇는 연구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