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



[PEDIEN] 경북 경주에 위치한 100MeV급 선형 양성자가속기가 2013년 첫 가동 이후 13년간 단 한 건의 안전사고 없이 누적 운전 시간 4만 시간을 달성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이처럼 안정적인 운영 실적을 2026년 5월 13일 공식적으로 밝혔다.

양성자가속기는 양성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해 물질에 쏘는 대형 연구 시설로, 특히 반도체가 우주나 대기 방사선 환경에서 겪을 수 있는 영향을 단시간에 검증하는 데 필수적이다. 최근 인공지능 반도체, 고대역폭 메모리, 위성 및 우주 부품 등 첨단 분야에서 방사선 영향 검증 수요가 급증하면서 그 산업적 가치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한국원자력연구원 양성자과학연구단은 지난해 9월부터 산업계의 높아진 수요에 발맞춰 기존 8시간 운영 체제를 24시간 가동 및 서비스 지원 체계로 확대했다. 이를 통해 반도체, 우주·항공 분야 등 다양한 이용자들의 시험 수요를 효과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만 연간 353명, 210건의 실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양성자가속기는 이미 첨단 산업 전반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국내 메모리 반도체 기업은 AI 데이터센터용 HBM 개발 과정에서 양성자가속기 시험을 활용하여 서버 칩 설계 결함을 보완하고 오류 발생 확률을 기존 대비 3배 이상 개선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또한, 우주·항공 분야에서는 국내 기업이 개발한 반도체 소자가 누리호 탑재 위성에 적용되기 전 양성자가속기를 통해 사전 검증을 거쳐 우주 환경 내 동작 안정성을 확보하는 등 첨단 부품의 극한 환경 성능 평가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최근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은 미세공정화와 고집적화가 가속화되면서 우주·대기 중 중성자 등에 의한 방사선으로 인한 데이터 오류 문제가 중요한 신뢰성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양성자가속기는 이러한 환경에서 국내 반도체·우주산업 관련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 제품을 공급하는 데 필요한 방사선 영향 평가와 신뢰성 검증을 지원하는 필수 인프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이러한 산업계의 요구와 기술 환경 변화에 발맞춰 양성자가속기의 성능 고도화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재 100MeV급으로 운영 중인 양성자가속기를 향후 200MeV급으로 성능을 향상하기 위한 선행 연구개발을 2026년 4월부터 진행 중이다. 200MeV급 양성자가속기는 자율주행차, 위성 기반 6G 통신, AI 데이터 통신용 반도체 등 차세대 첨단 반도체의 우주·대기 방사선 영향 평가를 위한 국제적 최소 기준으로, 국내 기업들의 평가·시험 수요를 충족하고 해외 시설 의존도를 낮출 것으로 기대된다.

이은영 과기정통부 연구성과혁신관은 “양성자가속기의 누적 운전 4만 시간 무사고 달성은 국가 대형 연구시설의 기술력과 안정적 운영 역량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성과”라며, “앞으로도 반도체, 우주·항공 등 국가 전략 기술 분야에서 국내 기업과 연구자가 필요한 시험·검증 인프라를 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