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EDIEN] 경기도가 미래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공지능이 현실 세계와 결합하는 '피지컬 AI' 전환에 박차를 가한다. 경기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경기도가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제조 데이터, 실증 시설, 기업 지원, 인재 양성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피지컬 AI 생태계 구축의 필요성을 제안했다.
피지컬 AI는 글이나 이미지 생성을 넘어 로봇, 기계, 자동차 등과 결합해 현실을 인지하고 판단하며 직접 작동하는 기술이다. 공장 현장에서는 AI가 제품 불량을 자동으로 찾아내거나 설비 고장을 예측하고, 로봇 작업을 효율적으로 조정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다.
경기연구원이 스마트공장 기초 이상 단계에 있는 제조기업 2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제조공정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는 기업은 77.5%에 달했다. 생산관리시스템과 전사적자원관리 시스템 도입률이 각각 92.9%, 79.4%로 개별 시스템의 디지털화는 상당 부분 진행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AI 기술을 생산 설비에 직접 적용해 검사, 이동, 공정 관리, 최적 제어 등에 활용하는 피지컬 AI 적용 기업의 비중은 12.5%에 그쳤다. 현재 피지컬 AI가 주로 활용되는 분야는 사물이나 제품을 인식하는 기능이었으며, 예측, 자동화 순이었다. 다만, 향후 3년 이내에 피지컬 AI를 새로 도입하거나 확대하겠다는 기업은 37.0%로 조사돼 성장 가능성을 시사했다.
데이터를 AI 학습과 공정 최적화까지 연결하는 기업은 소수에 불과했다. 생산 데이터를 MES·ERP와 연동해 관리하는 기업은 44.0%였지만, 이를 AI 학습 및 공정 최적화에 실제 활용하는 기업은 1.5%에 머물렀다. AI 학습과 시뮬레이션이 가능한 고성능 컴퓨팅 환경을 갖춘 기업 역시 2.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피지컬 AI 도입을 통해 가장 기대하는 효과는 품질 향상과 생산성 향상이었다. 하지만 초기 투자비 부담과 기존 설비 교체에 대한 부담이 주요 장애 요인으로 지적됐다. 따라서 도입 확산을 위해서는 기업의 투자 부담을 줄이고 기존 설비와의 연계를 지원하는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투자 결정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조건으로는 기술의 신뢰성·안정성과 기존 설비와의 호환성이 꼽혔다. 실제 공장에서 기술 성능과 경제성을 확인할 수 있는 실증 사업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대목이다. 기업의 41.5%는 투자비를 2~3년 이내에 회수하기를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력 확보 방식에 있어서는 기존 근로자의 재교육이 핵심으로 떠올랐다. 기업의 79.0%가 신규 채용보다 기존 인력을 재교육해 새로운 업무에 배치하는 방식을 선호했다. 피지컬 AI 도입의 주요 효과로 숙련공 보조와 노동 강도 완화가 가장 높게 나타난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보고서는 경기도가 주요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제조 데이터 플랫폼과 실증 테스트베드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반도체, 자동차, 기계 등 업종별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실제 생산 현장에서 검증된 기술을 바우처, 컨설팅, 시험·인증, 투자 지원 등과 연계해 도내 기업으로 확산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배영임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피지컬 AI 확산의 핵심은 개별 로봇이나 장비의 도입이 아니라, 데이터와 생산설비, 공급기업, 현장인력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데 있다"며 "경기도는 국내 최대 제조업 집적지를 기반으로 기업의 현장 문제 발굴부터 실증·사업화, 전문기업 육성, 재직자 역량 강화까지 연계하는 통합 지원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PEDI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