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EDIEN] 충북 영동군에서 한국전쟁 전후 국가 공권력과 시대적 혼란 속에서 억울하게 희생된 민간인들의 넋을 기리는 합동위령제가 열렸다.
지난 18일 영동문화원 다목적홀에서 열린 '제76주기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 제5회 영동합동위령제'에는 정영철 영동군수, 김오봉 영동군의회 의장, 유족, 기관·사회단체장 등 200여 명이 참석해 희생자들의 넋을 추모했다.
이번 위령제는 오랜 세월 아픔을 안고 살아온 유족들을 위로하고, 지역 역사 속에서 잊혀진 희생자들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마련됐다. 한국전쟁 전후 희생자 영동유족회가 주최·주관했으며, 영동군이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군비 지원 근거를 마련한 뒤 유족회 주관으로 추진됐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행사는 국가무형문화재 제97호 도살풀이춤 전수자인 조희열 씨의 진혼무로 시작하여 개제선언, 전통제례, 국민의례 및 묵념, 유족회장 인사말, 추모사, 추모시 낭송, 경과보고, 헌화 및 분향 순으로 진행됐다. 특히 전통제례에서는 임두환 영동유족회장, 정영철 영동군수, 김오봉 영동군의회 의장이 초헌, 아헌, 종헌을 맡아 희생자 영령들의 넋을 기렸다.
영동지역 민간인 희생자 합동위령제는 2009년 처음 개최된 이후 오랜 기간 중단되었다가 2025년 제4회 위령제를 통해 추모의 흐름을 이어갔다. 올해로 다섯 번째를 맞는 이번 위령제는 지역사회가 과거의 아픈 역사를 바로 마주하고 희생자와 유족의 명예 회복을 함께 다짐하는 자리로 평가받는다.
정영철 영동군수는 추모사를 통해 "어서실과 설계리 석쟁이 골짜기 등에서 영문도 모른 채 희생된 분들의 아픔은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우리 지역의 역사"라며, "진실화해위원회의 조사와 영동군의 지원 조례 제정을 바탕으로 희생자들의 명예 회복과 유족들의 아픔 치유에 소홀함이 없게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영동군은 비극의 역사를 기억하고 다시는 국가 권력에 의한 무고한 희생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평화와 인권의 교훈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임두환 영동유족회장은 "오랜 세월 침묵 속에 묻혀 있던 희생자들의 억울한 죽음을 기억하고 함께 추모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며, "희생자들의 명예가 온전히 회복되고 유족들의 아픔이 조금이나마 치유될 수 있도록 지역사회가 계속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영동군은 앞으로도 유족회와 함께 위령사업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다음 세대에 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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