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EDIEN] 수도권 제조업의 생산 거점이 서울 도심에서 경기도 외곽으로 뚜렷하게 이동하는 현상이 관측됐다. 특히 서울시청으로부터 30~50km 떨어진 지역의 공장이 지난 2011년 이후 62%라는 가파른 증가율을 기록하며 수도권 제조업의 새로운 중심축으로 떠올랐다.
경기연구원이 발표한 '수도권 공장 확산 진단'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25년까지 수도권 전체 등록공장은 7만 4,539개에서 10만 4,498개로 40.2% 증가했다. 이 가운데 놀랍게도 83%에 달하는 2만 9,959개의 증가분이 경기도에서 발생했다. 경기도 내 등록공장은 약 5만 4,000개에서 7만 9,000개로 2만 5,000개 이상 늘어난 반면, 서울은 662개 증가에 그쳤다.
거리별 분석은 이러한 외곽화 현상을 더욱 명확히 보여준다. 서울시청 기준 0~10km 구간의 공장은 오히려 645개 감소했으나, 10~30km 구간은 37.0%, 30~50km 구간은 62.0%, 50~80km 구간은 61.6% 증가했다. 특히 30~50km 구간에서는 1만 9,205개의 공장이 새로 들어서며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화성 동부, 김포, 파주, 시흥 등이 이러한 증가세를 이끌었다.
이에 따라 전체 수도권 공장에서 30~50km 구간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45.5%에서 2025년 50.1%로 높아졌다. 반면 도심에서 가까운 0~10km 구간의 비중은 6.9%에서 4.1%로 축소되었다. 지난 15년간 공장의 무게중심이 점진적으로 서울 도심에서 외곽으로 이동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신규 공장들은 기존 공장 주변에 자리 잡거나 새로운 곳으로 확장하는 양상을 동시에 보였다. 새롭게 확인된 공장 6만 8,921개 중 34.3%는 기존 공장에서 100m 이상 떨어진 곳에 입지했지만, 45.6%는 기존 공장 30m 이내에 들어서면서 기존 집적지의 확장과 새로운 입지 형성이 공존했다.
입지 형태별로는 개별입지보다 계획입지의 증가 속도가 훨씬 빨랐다. 2025년 기준 수도권 공장의 64.3%는 개별입지였지만, 계획입지는 2011년 대비 67.8% 증가하며 개별입지 증가율을 크게 상회했다. 특히 계획입지 증가분의 62.2%는 지식산업센터 입주업체 증가에서 나타나, 계획적인 산업공간이 제조업 수요를 효과적으로 흡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공장의 규모에서도 거리별 차이가 나타났다. 50~80km 구간의 공장당 평균 제조시설 면적은 2,010㎡로 0~10km 구간의 159㎡보다 약 12.6배 컸다. 이는 가까운 외곽에는 소규모 공장이, 먼 외곽에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생산시설이 입지하는 경향을 반영한다.
업종별로는 개별입지에서 구조용 금속제품, 플라스틱 제품, 금속 가공 제품 등이, 계획입지에서는 배전반·자동제어반, 절삭가공, 전자부품, 반도체 제조기계 관련 업종이 두드러지게 증가했다. 남부 지역에서는 반도체·자동차 관련 업종이, 북부 지역에서는 가구·인쇄 등 경공업 관련 업종이 상대적으로 많이 늘었다.
경기연구원은 공장 확산을 일률적으로 막기보다 지역과 업종 특성에 맞는 관리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공장 증가가 집중된 화성, 김포, 파주, 시흥 등에는 성장관리계획을 활용하고 중소형 산업단지, 도시첨단산업단지 등 다양한 계획입지를 공급해야 한다. 기존 공장 밀집지역은 준산업단지 등으로 정비하여 계획적인 산업공간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진정규 경기연구원 의정연구센터 연구위원은 “공장이 늘어난다는 것은 제조업과 지역경제의 성장 기반이 넓어진다는 의미”라며 “기업이 생산 활동을 이어가면서도 계획적인 산업공간을 자연스럽게 선택할 수 있도록 충분한 입지와 기반시설을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공장 수, 입지, 업종 변화를 지속적으로 살펴 변화가 빠른 지역을 미리 파악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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