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EDIEN] 경기도 청년들의 정신건강 문제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 인간관계 등의 어려움이 결국 불안과 우울 등 정신건강 문제로 이어지는 경향이 뚜렷했다.
경기도미래세대재단은 올해 3월부터 10월까지 ‘경기청년 마음상담소’를 통해 접수된 19세에서 39세 사이 청년들의 상담 신청 652건을 분석한 결과를 8일 발표했다. 상담사들의 의견을 종합한 이번 분석은 경기 지역 청년들의 고민 실태를 여실히 보여줬다.
‘경기청년 마음상담소’는 청년들이 경기청년포털에 취업, 진로, 직장 생활, 가족관계 등 다양한 고민을 작성하면, 전문 상담사가 답변을 제공하고 필요한 경우 관련 청년 정책이나 전문 기관을 연계하는 서비스다. 올해 상담 신청 건수 652건 분석 결과,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4.8%가 정신건강 문제를 주요 고민으로 꼽았다. 이어 취업, 인간관계, 진로, 연애·결혼, 가족관계 순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청년은 취업이나 관계 문제와 더불어 정신건강 문제를 복수 선택했다. 정신건강 문제만을 단독으로 선택한 비율은 4.8%에 불과했다. 현재 마음 상태에 대해서는 불안, 우울, 막막함 순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상담사들은 지난해에 비해 올해는 “취업이 안 된다”나 “관계가 힘들다”와 같이 상황을 먼저 설명하는 상담보다, “불안하다”, “우울하다”와 같이 자신의 정서 상태를 먼저 이야기하는 청년들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취업 준비생 10명 중 6명은 불안을 호소했으며, 직장인 역시 절반 가까이가 불안과 우울을 경험했다. 쉬고 있는 청년들은 막막함과 무기력감을 느끼는 비율이 가장 높았다.
실제로 장기간 취업을 준비하던 한 청년은 면접 연락만 받아도 복통과 손 떨림 증상을 겪어 면접을 포기하는 사례가 있었다. 직장인 중에는 직장 내 괴롭힘과 임금 체불을 겪으면서도 경력 단절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퇴사나 이직을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올해 상담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으로 상담사들은 ‘자책’ 현상을 꼽았다. 상담 내용 중 ‘자책’, ‘내 잘못’, ‘예민’, ‘버티지 못함’ 등 자기 비난과 관련된 표현이 포함된 상담 비율은 21.9%에 달했다. 이는 청년들이 자신의 어려움을 개인적인 문제로 여기고 스스로를 탓하는 경향이 강해졌음을 시사한다.
더욱이 자기 자신이나 타인을 해치고 싶다는 고위험 사연도 확인됐다. 부모에 대한 극심한 분노 표출뿐만 아니라, 공공장소에서 소음을 내는 사람이나 상담사를 해하고 싶다는 내용까지 보고됐다. 타인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고위험 사례는 2021년 서비스 시작 이후 연간 1~2건 수준을 유지했으나, 올해는 5건으로 증가하여 우려를 더했다.
올해는 특히 인공지능 챗봇에 먼저 고민을 털어놓다가 비슷한 답변에 한계를 느껴 사람 상담사를 찾는 사례도 있었다. 상담사들은 AI가 청년들의 첫 상담 창구 역할을 할 수 있지만, 잘못된 자가 진단이나 치료 지연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전문 상담과 정확한 정보 제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상담을 통해 전문 기관 연계가 필요한 사례는 총 188건이었다. 이 중 140건은 자살예방상담전화,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 경기청년마인드케어 등 정신건강 관련 기관으로 연계되었다. 또한 직장 내 괴롭힘, 임금 체불 등 제도적 보호가 필요한 사례에는 노동권익센터 등 관련 기관을 안내하며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했다.
저작권자 © PEDI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