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연구원. AI를 활용한 이미지 (경기도 제공)



[PEDIEN] 100세 시대를 맞아 경기도 고령자들이 익숙한 집과 동네에서 건강하고 즐겁게 살아갈 수 있도록 지역사회 중심의 통합 돌봄 및 고령친화 공간 계획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경기연구원이 발간한 보고서는 고령화 시대의 핵심 과제가 단순한 돌봄 서비스 확대가 아니라 의료, 돌봄, 주거, 이동, 사회참여를 한 동네 안에서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데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 가족 중심의 노후 돌봄에서 벗어나, 이제는 익숙한 지역사회가 고령자의 일상을 지탱하는 중요한 축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25년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고 2040년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40%를 넘는 국가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급격한 인구 변화는 앞으로 10~20년 안에 노후 생활 방식에 큰 전환을 가져올 수 있다.

실제로 경기도 도시지역 60세 이상 고령자 3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내 집 거주' 선호는 95.6%에 달했다. 일상생활이 불편하지 않을 때까지, 또는 조금 불편하더라도 내 집에서 살고 싶다는 응답이 대다수였으며, 요양시설로 빨리 옮기고 싶다는 비율은 4.3%에 불과했다. 건강이 악화되거나 거동이 불편해져도 집으로 찾아오는 도움을 받으며 계속 살고 싶다는 응답이 42.3%였고, 가족과 함께 살거나 가족 근처로 이사하고 싶다는 응답까지 포함하면 66.7%가 집 또는 가족 인근 거주를 희망했다.

고령자들이 생각하는 '동네'는 걸어서 다닐 수 있는 거리였다. 평균 17.5분의 도보 시간 안에 병원, 약국, 복지관, 주민센터, 공원 등 필수 인프라가 갖춰져야 한다는 의미다. 이는 약 420~840m, 즉 10~20분 안팎의 생활권이 노후 삶의 질을 좌우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보고서는 노후 생활의 두 축으로 '건강'과 '즐거움'을 제시했다. 집이나 동네에서 계속 살기 위해 가장 필요한 지원은 '신체적 건강 지원'이었으며, 현재 사는 주택이나 동네에 살기 어려워지는 가장 큰 이유 역시 '좀 더 전문적인 의료·건강 돌봄이 필요해서'였다. 이에 따라 의사·간호사 방문, 식사·이동·병원 동행, 응급안전관리, 주거환경 개선 등이 한 번에 연결되는 통합 돌봄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제안했다.

의료와 돌봄뿐 아니라 '즐거움'과 '사회참여'도 중요하게 다뤄졌다. 고령자의 평균 외출 빈도는 주 3.24일이었으며, 동네 친구나 지인과의 교류는 주 1~2일 또는 월 1~2일 수준이었다. 특히 남성 고령자는 동네 친구·지인과의 교류가 '없다'는 응답 비율이 여성보다 훨씬 높은 17.9%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동호회, 봉사활동, 텃밭 가꾸기, 합창단, 생활체육 등 사회참여 프로그램을 지역 안에서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거 및 보행 환경 개선도 필수 과제로 지적됐다. 모든 주택 유형에서 '안전'이 가장 중요한 개선점으로 꼽혔다. 단독주택, 연립·다세대, 공동주택 모두 계단, 욕실, 출입구 등의 안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높았다. 안전 손잡이 설치, 미끄럼 방지 바닥재, 단차 제거, 외부 계단 및 진입로 정비가 요구되며, 지역 차원에서는 좁은 보도 개선, 경사로 설치, 휠체어 친화적 디자인, 벤치 및 쉼터 확충, 수요응답형 교통 및 소규모 셔틀버스 활용 등이 필요하다.

유지현 경기연구원 도시주택연구실 연구위원은 "100세 시대의 좋은 노후는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익숙한 집과 동네에서 건강과 즐거움을 함께 누리는 것"이라며 "고령자를 위한 정책은 돌봄만 따로 떼어낼 것이 아니라 의료, 주거, 이동, 사회참여를 걸어서 갈 수 있는 지역사회 안에서 촘촘히 연결하는 방향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