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특별자치도 남원시 시청 (남원시 제공)



[PEDIEN] 문화적 소외와 인구 감소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남원시 보절면에 지역 주민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예술로 교감하는 공간이 새롭게 문을 열었다.

신흥교회 박은열 목사는 보절면 보산로 908에 25평 규모의 '문화공간 이음'을 건립하고 지역 사회 활성화를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교회가 지역을 위한 열린 문화 공간을 자처하며 예술의 장을 마련한 것은 침체된 농촌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시도로 평가받는다.

박 목사는 개관 서언을 통해 “이 공간이 지역민의 문화적 소양을 높이고 삶의 질을 향상하며 지역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는 시작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곳에서 작가와 관람객이 소통하고 지역의 문화적 가치를 확장해 나갈 수 있도록 보절면을 위한 열린 공간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문화공간 이음'은 앞으로 다채로운 미술 전시를 통해 면민들에게 수준 높은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지역 커뮤니티의 중심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정기적인 미술 전시 외에도 주민들을 위한 작은 음악회, 지역 소멸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워크숍 등을 지속적으로 개최하며 내실 있는 운영을 이어갈 계획이다.

개관 기념 첫 기획전 '사람과 풍경, 이음'은 김해곤 작가의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와 오정숙 작가의 ‘풍경의 기록’으로 구성됐다. 특히 약 40년 전 스승과 제자로 인연을 맺었던 두 작가가 오랜 시간을 넘어 예술적 동료로서 다시 만나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1부 전시를 맡은 김해곤 작가는 약 4년 전부터 보절면에 터를 잡고 소멸해가는 농촌을 문화로 되살리고자 꾸준히 전시기획을 이어왔다. 그는 보절면 주민들의 소박한 삶의 궤적, 정겨운 자연, 오랜 전통문화와 풍습을 예술가의 깊은 시선으로 포착했다. 시간 속으로 사라질 소중한 기억들을 암시하는 갈색 단색조의 초상화와 함께 보절의 자연과 남원의 역사적 서사를 담은 대작들을 선보인다.

2부 전시를 맡은 오정숙 작가는 스승 김해곤 작가와 함께 농촌과 도시, 해외의 다채로운 골목길을 섬세한 화폭에 담아낸다. 그는 낯선 도시의 골목을 걸으며 빛과 그림자가 스며드는 길 위에서 포착한 감정과 풍경을 그림으로 치환했다. 드로잉을 통해 삶의 고단함과 쓸쓸함을 조용히 녹여내며 관객에게 따스한 쉼표를 건넨다.

서로 다른 공간과 소재를 다루지만, 두 작가의 시선은 평범한 일상 속 따뜻한 순간을 포착하며 예술을 통한 위로와 연결이라는 같은 곳을 향한다. 이번 전시는 스승과 제자에서 굳건한 동료로 거듭난 두 사람의 아름다운 인연을 완성하는 뜻깊은 '이음'의 자리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