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기후플랫폼 폭염 지도 서비스 화면 (경기도 제공)



[PEDIEN] 지난해 경기도에서 온열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978명에 달했다. 이는 15년 전과 비교해 약 17배 늘어난 수치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폭염 피해를 줄이기 위해 시군별 단일 기온 예보 기반의 폭염경보를 넘어선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도시 구조와 주변 환경에 따른 폭염 취약지역을 정확히 파악하고, 해당 지역에 폭염에 취약한 사람이 얼마나 있는지 공간적으로 짚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경기연구원은 이러한 필요성에 따라 항공 라이다로 만든 3차원 도시모델 기반 폭염 시뮬레이션, 모바일 기반 생활인구 빅데이터, 분야별 취약인구 정보를 결합한 '경기도 생활권 폭염 취약지역 정밀 진단 및 맞춤형 대응방안 연구'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단순히 기온만으로 판단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사람이 실제로 느끼는 더위를 나타내는 '평균복사온도'를 기반으로 경기도 전역을 5m 격자 수준으로 분석했다.

평균복사온도는 햇빛, 복사열, 산림의 찬 공기 생성, 가로수 그늘 효과까지 반영한 지표다. 같은 폭염특보 지역이라도 평균복사온도는 30℃ 안팎에서 70℃를 넘는 곳까지 다양하게 나타났다. 그늘이 우거진 산림은 평균 37.7℃를 기록한 반면, 아스팔트와 건물 중심의 시가화 지역은 평균 62.2℃에 달했다. 이는 도시 구조에 따라 폭염 대응이 더 필요한 지역이 명확히 존재함을 시사한다.

폭염 피해는 가장 더운 시간에 가장 뜨거운 지역에 있는 사람에게 발생한다. 연구원은 통신사 시간대별 생활인구 데이터를 활용해 폭염에 노출된 인구를 분석했다. 그 결과, 여름철 한낮 기준 약 180만 명이 고강도 더위에 노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46.8%는 하루 종일 집에 머무는 사람들이었고, 특히 65세 이상 고령자가 27.1%인 약 22만 명에 달했다. 이는 홀로 집에 머무는 고령 인구에 대한 냉방 지원 등 폭염 대응이 시급함을 보여준다.

사람마다 더위를 견디는 힘은 다르다. 경제적, 건강적, 인구사회적 특성에 따라 재해 대응 역량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연구원은 신용평가 데이터의 평균소득과 신용점수,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활용해 경제적 취약 인구와 온열질환자 분포를 파악했다. 또한 인구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영유아·노인·장애인 현황을 분석해 취약 인구 정보를 행정동 수준의 공간정보로 구축했다.

분석 결과, 냉방에 에너지를 충분히 쓰기 어려운 경제적 취약 인구 밀집 지역과 온열질환자가 많은 지역이 폭염 강도가 가장 높은 지역과 겹치는 것을 확인했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원은 폭염 강도와 취약성이 함께 높은 행정동을 가려내고, 해당 지역의 생활인구 분포를 겹쳐 정책적 대응 방안을 제안했다.

이번 진단 결과는 경기기후플랫폼에 공개되어 도민 누구나 자신의 생활권이 폭염에 얼마나 취약한지 확인할 수 있다. 연구원은 이 결과를 31개 시군에 제공하여 폭염 대책 수립과 시설 배치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김휘문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폭염은 지역적으로 차별적인 피해를 만들지만, 도민들의 경제적, 건강적 형편에 따라서도 차별적인 피해를 일으킨다”며 “경기도 전역의 3D 도시모델을 구축해 폭염을 진단하고 1,400만 명 도민의 건강과 경제적 현황을 분석해 공개한 것은 세계적으로도 전례 없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위험이 높은 생활권부터 핀셋처럼 집어내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