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군, ‘태풍 영향 시금치 습해’농업재해 인정 건의 (남해군 제공)



[PEDIEN] 제30호 태풍 '참피'의 영향으로 남해군에 막대한 시금치 습해 피해가 발생하며, 남해군이 해당 피해를 농업재해로 인정하고 정부 차원의 재난지원금 지원을 경상남도에 공식 건의했다.

이번 피해는 시금치의 주 생육기인 10월 하순, 태풍으로 인한 집중호우가 농경지 내 고랑 범람과 배수 지연을 야기하며 확산됐다. 특히 10월 23일부터 26일까지 단 4일간 113.2㎜의 비가 쏟아졌으며, 10월 누적 강수량은 224㎜로 최근 5년 평년치의 약 2.5배에 달하는 기록적인 수준을 보였다.

앞서 10월 18일과 20일에도 16.5~59㎜의 강우로 1차 침수 피해가 발생한 데 이어, 10월 24~25일에는 33~64.5㎜의 집중강우가 추가로 쏟아지면서 토양이 과습 상태에 이르렀다. 짧은 기간 반복된 집중강우는 농경지 배수 용량을 초과하는 빗물을 유입시켰고, 배수로 정비가 완료된 포장에서도 물 빠짐이 지연되면서 시금치 뿌리의 호흡과 양·수분 흡수 기능이 심각하게 저하됐다.

그 결과 시들음, 잎 황화, 생육 정지, 뿌리 고사 및 발아 불량 등 다양한 피해 증상이 나타났다. 남해군은 10월 27일 농업기술과 5개 팀 11명으로 조사반을 편성해 관내 10개 읍·면 280필지를 긴급 표본 조사한 결과, 조사 면적 46만 8325㎡ 중 22만 420㎡에서 피해가 확인돼 피해율 47%를 기록했다. 이를 바탕으로 추정한 전체 피해 면적은 약 660ha로, 2026년 시금치 재배 추정 면적 1100ha의 약 60%에 해당한다.

피해 양상은 생육 단계별로 다르게 나타났다. 수확기에 접어든 포장 약 380ha는 생육 장해로 수확 자체가 우려되며, 생육 초기 포장 약 230ha는 생육 부진과 회복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이다. 또한 약 50ha는 발아 불량으로 재파종조차 어려운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피해로 인한 시금치 판매액 기준 추정 손실액은 약 180억 원에 달하며, 종자·비료·퇴비 등 농자재 투입 비용만 약 48억 5천만 원으로 분석됐다. 남해 시금치는 지역 농업의 대표적인 소득 작목으로, 지난해 기준 3980농가가 963ha를 재배해 약 398억 원의 판매액을 올렸다. 이번 피해가 현실화될 경우 농가 소득 감소는 물론 지역 농업 경제에도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남해군은 피해 원인과 작물 생육 장해 실태를 객관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관계기관과 협력 중이며, 지난 11월 2일에는 농촌진흥청과 함께 시금치 습해 현장 검정을 실시했다. 이번 검정은 태풍 동반 집중강우 이후 발생한 시금치 습해 피해 상황을 현장에서 확인하고, 농경지 침수 및 배수 지연에 따른 토양 과습과 작물 생육 장해의 관련성을 규명하기 위해 추진됐다.

남해군은 그동안 시금치 습해 예방을 위해 농업인 교육과 현장 영농 지도를 지속적으로 해왔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집합 교육 15회에 2100명의 농업인을 대상으로 배수로 정비, 포장 관리, 습해 예방 재배 기술 등을 교육했으며, 집중강우 대비 예방 대책을 마을 방송과 문자 메시지로 안내했다. 또한 농작물 재해보험 가입을 적극 홍보해 지난해 366ha에서 올해 11월 2일 기준 656ha로 가입 면적을 확대하는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농가별 파종 시기와 보험 가입 기준 차이로 일부 10월 파종 농가는 보험 가입이 어려웠다. 이번 피해가 농업재해로 인정되지 않을 경우, 피해 농가는 최소한의 생산비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이에 남해군은 농작물 재해보험 가입 기간을 11월 6일부터 11월 20일까지 연장해 줄 것을 요청했다.

남해군은 이번 피해가 단순한 생육 불량이나 농가의 재배 관리 소홀이 아닌, 태풍 동반 집중강우로 인한 농경지 침수, 배수 지연, 토양 과습으로 작물 생육 장해가 발생한 자연재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농업인의 사전 예방 노력에도 불구하고 단기간 반복된 집중강우로 피해가 발생한 만큼, '농어업재해대책법'에 따른 태풍·호우 등 자연재해 범위에서 농업재해 인정 여부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남해군은 앞으로 10개 읍·면 자체 전수 조사를 통해 피해 규모와 작물 생육 단계별 피해 상황을 면밀히 확인하고, 농업재해 인정 이후 조사 결과를 재난관리시스템에 입력하는 등 후속 절차를 추진할 계획이다. 남해군 관계자는 “이번 시금치 습해는 태풍 영향으로 단기간 반복된 집중호우가 농경지 침수와 배수 지연으로 이어진 피해인 만큼, 농촌진흥청 현장 검정 결과와 피해 조사 자료를 토대로 농업재해 인정의 필요성을 적극 건의했다”며 “피해 농가들이 영농을 지속하고 경영을 안정시킬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