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EDIEN] 전북특별자치도립미술관이 지역 미술의 역사와 사회적 관계를 조명하는 두 개의 특별한 기획 전시를 선보인다. 오는 10월 23일부터 2027년 2월 14일까지 본관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2026 전북미술사연구시리즈 Ⅱ 참여의 미술, 온다라미술관'과 '징게 맹갱 외에밋들, 물이 있던 자리'이다.
'참여의 미술, 온다라미술관' 전시는 1987년부터 1992년까지 전주에서 활동했던 온다라미술관의 5년간의 발자취를 따라간다. 2022년부터 시작된 전북미술사 연구의 연장선상에 있는 이 전시는 당대 작가들을 발굴하고 미술계 담론을 형성했던 '공간'으로서의 미술관을 조명하는 첫 시도다.
1980년대 민주화 운동과 급격한 사회 변화 속에서 온다라미술관은 '진실의 공간, 실천의 공간'을 표방했다. 지역 작가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하는 한편, 수도권 및 해외 미술계와 활발히 교류하며 지역 미술의 지평을 넓혔다. 미술사 강좌, 교육 프로그램, 영화제 개최, 작품 수집 등을 통해 지역 미술의 아카이브를 구축하는 데도 힘썼다.
전시는 총 4개의 전시실로 구성된다. 온다라미술관 개관전이었던 신학철 초대전을 비롯해 지역 청년 작가들과 '들·바람·사람들'과 같은 미술 동인회의 활동을 소개한다. 또한 1988년 뉴욕 아티스츠 스페이스와 공동 기획했던 민중미술 판화전을 되짚어보며, 민중미술이 당대의 사회 문제를 어떻게 작품으로 담아냈는지 탐구한다. 이는 특정 미술 양식을 넘어, 시대의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작품으로 발언하며 사회와 관계 맺으려는 태도로서 '참여'를 조명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2005년 12월 온다라미술관 설립자인 김인철 씨가 (사)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에 기증했던 소장품 570여 점 중 78점이 전북도립미술관에서 처음 공개되어 의미를 더한다.
함께 열리는 '징게 맹갱 외에밋들, 물이 있던 자리' 전시는 새만금 일대에 축적된 삶의 기억과 노동, 생태환경의 변화, 그리고 간척과 산업화의 역사를 다양한 미술 작품과 기록을 통해 보여준다. 전시 제목인 '징게 맹갱 외에밋들'은 '김제 만경 너른 들'을 뜻하는 지역 방언이다.
오랜 시간 강과 바다, 들판이 어우러졌던 이곳은 간척과 개발을 거치며 끊임없이 변화해 왔다. 이번 전시는 새만금의 변화를 단일한 시선으로 규정하기보다, 여러 시간과 경험이 중첩된 복합적인 장소로 조명한다.
전시에는 노순택, 임응식, 조춘만, 차재민, 황윤, 헤르츠앤도우 등 작가들의 작품과 더불어 일제강점기 간척·수리사업 관련 엽서와 지도, 개인적인 편지 등 귀중한 기록물들이 소개된다. 과거 해변의 모습부터 생태환경 변화, 간척 및 산업 시설의 모습을 담은 동시대 미술 작품까지 폭넓게 선보인다.
서로 다른 시기와 목적을 가진 작품과 기록들을 한자리에 모아, 새만금을 단순한 풍경이 아닌 여러 삶과 기억, 관계가 얽혀온 살아있는 자리로 다시 바라보게 한다.
이기전 전북도립미술관장은 “두 전시는 각기 다른 주제를 다루지만, 지역의 역사와 그 안에서 이어져 온 삶과 활동을 오늘의 시점에서 다시 살펴본다는 점에서 맥을 같이한다”며, “이번 전시가 관람객들에게 익숙한 지역의 역사와 장소를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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