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EDIEN] 서울을 넘어 전국으로 백제의 역사를 알리는 움직임이 본격화한다. 한성백제박물관이 지난 6월 선보인 특별전 '기록&역사Ⅰ: 백제 역사의 실마리, 한원'을 지역으로 확산하는 순회 전시를 추진한다. 2027년 하반기 충남역사박물관을 시작으로 백제 문화권의 주요 기관과 협력해 고대 백제의 숨결을 전국 시민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이번 순회 전시는 한성백제박물관이 축적해 온 고대사 연구 성과와 우수 전시 콘텐츠를 지역사회와 공유함으로써 시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를 넓히고 서울과 지역 간 지속가능한 문화 교류의 기반을 구축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특별전의 핵심인 희귀 문헌 '한원'은 7세기 당나라에서 편찬된 기록물로, 약 1400년 전 백제의 생활상, 통치 체계, 당대 백제인의 인식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특히 '한원'의 백제 관련 기록은 사라진 고대 사서들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백제의 국가 발전 과정과 동아시아에서의 위상을 재조명하는 중요한 사료로 평가받는다.
백제가 마한의 여러 소국 중 하나에서 시작해 영역을 확장하고 체계적인 관등제와 중앙 행정 조직을 갖춘 국가로 성장했던 과정이 상세히 기록돼 있다. 부여에 뿌리를 두고 시조 구태의 사당에 제사를 지냈다는 기록을 통해 건국 계통도 엿볼 수 있다.
또한, 사씨·연씨·진씨·목씨 등 8대 귀족 가문을 중심으로 최고 관직인 좌평부터 16단계 관등제, 22개 중앙 관청 운영 등 선진적인 행정 시스템을 운영했다는 내용도 확인할 수 있다. 관직에 따른 복식 규정까지 상세히 묘사되어 백제인의 사회 계층과 문화를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백제인의 생활과 문화에 대한 기록도 흥미롭다. 계절에 따른 제사와 풍류를 즐겼으며, 정중한 인사법과 다정한 생활 습관을 가졌다고 전한다. 학문적으로는 뛰어난 천문 지식과 불교 문화 발전을 이뤘으며, 관리들은 문무를 겸비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여가 시간에는 바둑, 투호, 저포, 쌍륙 등 다양한 대중 놀이를 즐기며 풍요로운 여가 문화를 향유했다.
한성백제박물관은 이러한 문헌 기록을 바탕으로 다양한 시각 자료와 연구 성과를 결합해 백제의 지리적 환경, 국가 발전 과정, 세련된 생활상과 문화적 역량을 입체적으로 조명하는 전시를 구성했다.
2027년 하반기 충남역사박물관에서 열릴 첫 번째 순회 전시는 서울의 연구·전시 콘텐츠와 충청권의 대표 역사·문화 기관이 만나는 상징적인 교류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물관은 이를 시작으로 전국 박물관, 미술관, 지방자치단체 문화 기관 등을 대상으로 참여 기관을 지속적으로 발굴하여 고대 백제의 역사와 문화를 더 많은 지역 주민들과 공유할 계획이다.
한편, 한성백제박물관은 지난해 특별전 '을축년 대홍수가 알려주는 풍납동토성의 비밀' 역시 2027년 구로문화재단에서 순회 전시로 선보일 예정이다. 김지연 한성백제박물관장은 "이번 순회 전시는 고품격 백제 문화 콘텐츠를 더 많은 시민이 만날 수 있도록 지역 기관과의 상생·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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