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포신도시 홍북터널 (충청남도 제공)



[PEDIEN] 새로운 도정 비전이 출범했지만, 이전 도정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는 이례적인 풍경이 충남도청에서 펼쳐지고 있다. 박수현 충남지사가 취임 후 전임 도정의 상징물들을 그대로 활용하며 계승 의지를 분명히 하고, 상당한 예산 절감 효과까지 거두고 있어 주목받는다.

내포신도시의 주요 관문에 설치된 '힘쎈충남 대한민국의 힘'이라는 입체 간판은 민선 9기 '통하는 충남' 출범 보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도청사, 사업소, 도로변 등 총 72개의 간판 및 구조물 중 7개가 민선 8기의 비전을 담고 있다. 이는 과거 새로운 도지사가 취임하면 야간 시간을 이용해 이전 도정의 모든 간판을 교체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러한 상황은 박수현 지사의 '전임 도정 계승'이라는 확고한 뜻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박 지사는 취임 전부터 "좋은 문구 아니냐"며 간판 교체를 최소화하고, 특히 홍북터널 등의 입체 간판은 그대로 두자고 밝힌 바 있다. 취임사에서도 양승조 지사의 '복지충남', 김태흠 지사의 '힘쎈충남'으로 이어진 도정의 역사를 존중하며 계승할 것을 강조했다.

집무실 집기와 차량 역시 이러한 계승의 의미를 더한다. 박 지사는 집무실 책상, 회의 테이블, 의자 등 2개의 집기를 제외한 모든 집기를 전임 도지사로부터 물려받아 사용 중이다. 이 집기들은 2012년 도청 이전 당시 구입 후 13년 이상 사용되어 왔으며, 민선 7·8기 동안 26개가 추가 구매되어 현재 63개가 비치되어 있다. 수많은 사용으로 파손이 발생했지만, 도는 수리를 통해 계속 사용하고 있다.

도지사 전용 '1호차' 역시 2018년 7월 등록된 승용차를 민선 7·8기에 이어 박 지사가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민선 8기 도정신문 포장 비닐도 2개월여 동안 재활용할 계획이다.

도청 관계자는 이러한 결정이 '충청의 넉넉함과 도정 계승 의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과거 형님이 쓰던 물건을 동생이 물려받아 쓰던 따뜻한 미풍양속'을 연상케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간판 철거 및 재설치, CI 교체 등에 수십억 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러한 계승은 상당한 재정 부담을 덜어주는 효과를 가져온다고 덧붙였다. 녹록지 않은 충남도의 재정 상황을 고려할 때, 박수현 지사의 이러한 행보는 도민 통합과 효율적인 예산 집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현명한 선택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