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이 머물던 자리, 예술이 스며들다 (신안군 제공)



[PEDIEN] 오래된 역사를 간직한 신안군 증도 태평염전의 소금창고가 예술을 통해 새로운 생명을 얻는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유휴 공간이 된 소금창고들이 예술적 영감을 불어넣는 공간으로 변모하며 관람객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오는 11월 4일, 태평염전 소금창고 일대에서 '소금의 시간' 아트프로젝트의 막이 오른다. 이 프로젝트는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의 '예술로 기획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태양광 산업으로의 변화 과정에서 사용되지 않게 된 소금창고를 예술적 오브제로 재해석하려는 시도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김진규, 전희경, 정경미, 정치구, 진형주, 한석경 작가 6명이 참여했다. 작가들은 '소금창고는 어떤 시간을 품고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서 출발했다. 이들은 소금을 단순히 물질을 넘어 생명의 기원, 인간의 삶과 노동, 그리고 정화와 기억을 상징하는 존재로 인식했다. 이러한 다층적인 의미는 미디어 영상, 설치 미술, 아카이빙, 퍼포먼스 등 다채로운 예술 형식으로 구현됐다.

소금은 바닷물과 햇빛, 시간, 그리고 인간의 땀방울이 어우러져 탄생한 삶의 결정체다. 소금창고는 바로 그 결정체를 오랫동안 품어온 장소였다. 이번 프로젝트는 소금과 염전에 깃든 시간의 흔적과 물질적 특성을 예술적으로 풀어내, 관람객들이 직접 느끼고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

특히 주목할 점은 염전 위를 오가던 수많은 이들의 발걸음이 닿았던 판길의 폐목재를 주요 재료로 활용했다는 것이다. 이 폐목재들을 이어 200m가 넘는 길을 조성했으며, 관람객은 이 길을 따라 걸으며 마치 염전을 걷는 듯한 감각으로 세 곳의 소금창고에 전시된 작품들을 차례로 감상할 수 있다.

프로젝트를 기획한 전희경 작가는 "이번 프로젝트는 소금창고를 새롭게 꾸미기보다, 이미 이곳에 존재하던 시간과 풍경을 다시 바라보는 것에서 시작했다"며 "오픈데이를 통해 익숙했던 장소를 예술이라는 매개로 조금 다른 감각으로 만나는 경험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행사의 시작을 알리는 '소금창고 오픈데이'는 11월 4일 오후 1시 30분 신안 증도 태평염전 소금창고에서 열린다. 이후에는 상시 관람이 가능하다. 정식 오픈은 2027년 3월 말, 태평염전 채렴식과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자세한 사항은 소금박물관으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