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주민 8만 시대, 유치·정착·사회통합 잇는 정책 전환 (전북특별자치도 제공)



[PEDIEN] 전라북도에 거주하는 외국인 주민이 8만 명에 육박하며, 이에 따라 외국인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이 시급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전북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이슈브리핑 '외국인주민 8만명 시대, 함께 살아가는 전북을 준비하자'를 통해 기존의 '유치' 중심 정책에서 벗어나 '정착'과 '사회통합'을 아우르는 3대 정책 전환을 제안했다.

2024년 기준, 전북의 외국인 주민 수는 7만 9224명에 달한다. 이는 10년 전과 비교해 무려 83.6% 증가한 수치로, 도민 22명 중 1명이 외국인 주민인 시대가 도래했음을 보여준다. 도내 14개 시군 중 순창과 남원을 제외한 12곳이 이미 '외국인주민 집중거주지역'으로 지정될 만큼 외국인 증가는 전북의 일상이 되었다.

연구진은 이러한 변화에 맞춰 외국인 정책의 질문이 '몇 명을 유치할 것인가'에서 '얼마나 오래 머물고 어떻게 함께 살아갈 것인가'로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2025년 전북의 외국인 체류 현황을 분석한 결과, 유학·연수, 비전문취업 등 학업 및 근로 목적의 단기 체류 비중이 전국 평균보다 높게 나타났다. 반면, 거주 및 영주권 등 장기 정착을 목적으로 하는 체류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는 단순히 유치 인원을 늘리는 것보다, 이들이 취업과 체류를 이어가며 가족과 함께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지 등 '유입 이후의 정착 결과'를 면밀히 살펴야 함을 시사한다.

하지만 정착이 곧 사회통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2024년 '국민 다문화수용성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주민과의 긍정적인 상호작용 경험이 많을수록 다문화 수용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순히 접촉 횟수를 늘리는 것보다 '어떤 관계와 경험을 만들어가는지'가 사회 통합에 더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외국인에 대한 일방적인 적응 지원을 넘어, 학교, 직장, 마을 등 지역사회 곳곳에서 지역 주민과 외국인이 자연스럽게 관계를 형성하는 '양방향 사회통합'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이 연구진의 분석이다.

전북도는 이미 다양한 정착 및 사회통합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외국인정책 시행계획에는 총 88개 과제가 포함되었으며, 이 중 60개 과제가 사회통합 분야에 집중되어 있다. 연구진은 이러한 정책 기반을 바탕으로 사업 간 연계를 강화하고 실제적인 변화를 측정하는 체계 구축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정책 전환을 제시했다.

첫째, '정착연계형 유치'로의 전환이다. 이는 유치 단계부터 지역의 실제 수요를 파악하고, 취업 및 체류의 연속성, 생활 및 가족 정착 여건, 지역사회의 수용 태도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방식이다. 도와 시군, 대학, 기업, 지원기관이 각자의 역할을 분담하여 유치 이후의 취업·체류와 생활 정착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최종적으로 실제 정착 결과까지 확인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둘째, '지역별 맞춤형 정착·사회통합 대응'으로의 전환이다. 외국인 주민 규모가 큰 전주·군산·익산, 외국인 비율이 높은 군 지역, 대학 중심 지역, 그리고 계절근로자 중심의 농촌 지역 등 각기 다른 특성을 가진 지역에 필요한 정책은 다르다. 예를 들어, 전주·군산·익산 등 대도시에는 생활 서비스 전반에 대한 종합적인 지원이 필요하며, 외국인 비율이 높은 군 지역에서는 지역 주민과의 직접적인 접촉 기회를 늘리고 갈등을 예방하는 것이 더욱 중요할 수 있다. 따라서 외국인과 지역 주민의 생활 서비스 접근성, 상호작용 빈도, 생활 불편 및 갈등 경험, 수용성 등을 정기적으로 조사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지역별 정책의 우선순위와 지원 방식을 차별화해야 한다.

셋째, '성과·환류 중심'으로의 전환이다. 정책의 성공 여부를 단순히 참여 인원 수로 판단하는 것을 넘어, 체류 지속 여부, 취업 연계율, 주거 및 생활 안정 정도, 지역 주민과의 관계 형성 및 수용성 변화, 그리고 학교·기업·마을 현장의 체감도 등 실질적인 변화를 측정해야 한다. 이를 통해 정착 및 사회통합 성과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적극적으로 보완해나가야 한다.

연구책임자인 박지애 연구위원은 “외국인 정책은 이제 단순히 ‘몇 명을 유치했는가’를 넘어 ‘얼마나 지역사회에 정착하고 연결되는가’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유치-정착-사회통합을 하나의 흐름으로 잇고, 지역별 진단과 성과 확인을 통해 정책을 지속적으로 보완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외국인의 안정적인 정착과 사회통합은 지역의 미래 활력과 직결되는 핵심 전략”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