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EDIEN] 1929년 나주에서 시작된 학생들의 뜨거운 외침이 97년의 시간을 넘어 춤과 몸짓으로 되살아났다. 나주학생독립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현대무용과 댄스 퍼포먼스로 풀어낸 무용극 ‘댕기머리’가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그날의 용기와 연대,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지난 11일, 동신대학교 비상무용단은 ‘2026 나주영산강축제’ 무대에서 무용극 ‘그날의 용기, 뜨겁게 희망으로: 댕기머리’를 선보였다. 이 작품은 1929년 나주역에서 발생한 이른바 ‘댕기머리 사건’을 모티브로 삼아 나주학생독립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했다.
‘댕기머리 사건’은 1929년 10월 30일, 나주에서 광주로 통학하던 여학생의 댕기머리를 일본인 학생이 잡아당긴 사소한 사건에서 시작됐다. 이 사건은 한국인 학생들의 항의와 충돌로 이어졌고, 이는 이후 광주 지역 학생들의 항일시위와 전국적인 학생독립운동으로 확산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이번 무용극은 역사적 사건의 재현에 그치지 않고, 그날을 살아간 학생들이 느꼈을 두려움과 혼란, 서로를 향한 연대감,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아갔던 용기를 무용수들의 움직임으로 표현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무대 위에서는 현대무용 특유의 섬세한 움직임과 역동적인 군무가 교차했으며, 여기에 강렬한 댄스 퍼포먼스가 더해져 작품의 긴장감과 에너지를 한껏 끌어올렸다.
무용수들의 몸짓은 억압된 시대를 살아간 학생들의 불안과 갈등을 표현하는 동시에, 서로를 믿고 함께 일어섰던 순간의 용기와 연대를 생생하게 전달했다. 작품의 중심 소재인 ‘댕기머리’는 단순한 사건의 매개를 넘어, 당시 학생들이 지키고자 했던 평범한 일상과 꿈, 자유에 대한 열망을 상징하는 소재로 무대 곳곳에서 표현되었다.
이를 통해 관객들은 교과서나 기록으로만 접했던 나주학생독립운동을 춤과 음악, 움직임이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만났다. 역사 속 학생들의 감정과 정신을 더욱 가까이 느끼고 공감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축제장을 찾은 시민과 관광객들은 공연 내내 무대에 집중하며 무용수들의 움직임을 지켜봤고, 공연이 끝난 후에는 힘찬 박수로 화답하며 작품이 전한 메시지를 함께 나누었다.
이번 공연은 나주학생독립운동이라는 지역의 소중한 역사적 자산을 현대적인 문화예술 콘텐츠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더했다. 축제라는 열린 공간에서 다양한 세대가 함께 공연을 관람하며 나주의 역사를 보다 자연스럽게 접하고 학생독립운동의 정신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다.
나주시는 앞으로도 나주가 간직한 역사와 인물, 설화 등 다양한 문화자원을 공연, 전시, 축제 콘텐츠로 재해석하여 시민과 관광객들이 지역의 역사적 가치를 쉽고 친숙하게 만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박종임 비상무용단 대표는 “이번 무대는 역사 속 사건을 그대로 보여주기보다 그날을 살아간 학생들의 마음을 오늘의 관객들과 나누는 데 중점을 뒀다”며 “무용수들의 몸짓 하나하나에 두려움 속에서도 용기를 선택했던 학생들의 마음과 서로를 향한 연대, 미래에 대한 희망을 담았다”고 말했다.
윤병태 나주시장은 “나주학생독립운동은 불의에 맞서 자신의 목소리를 냈던 학생들의 용기와 정의로운 정신이 살아 있는 나주의 소중한 역사”라며 “이번 공연은 그 역사를 현대무용과 댄스 퍼포먼스로 풀어내 시민과 관광객들이 보다 친숙하게 만나고 공감할 수 있도록 한 뜻깊은 무대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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