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이 잘 사는 순천을 그리다, ‘2026 순천 만물공동회 성료’ (순천시 제공)



[PEDIEN] 순천시가 모든 생명체가 조화롭게 살아가는 도시를 만들기 위한 실험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지난 19일, 순천에코칼리지는 순천어울림센터와 오천그린광장 일원에서 ‘만물이 잘 사는 순천을 어떻게 만들까?’라는 주제로 생태문명 시민 축제 ‘2026 순천 만물공동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오전 9시 순천시립어울림도서관 강당에서 열린 학술대회로 시작을 알렸다. 학술대회에는 각 분야 전문가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원, 시 관계자, 시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생태공론장과 생태민주주의의 가능성’, ‘생태법인, 선언을 넘어 제도로’라는 주제 아래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인간을 넘어선 존재의 권리와 생태법인 제도화 방안을 탐색하며 생태문명 실천을 위한 구체적인 길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이어 오후에는 어울림체육센터에서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축제 프로그램이 펼쳐졌다. 참가자들은 동물, 곤충, 식물 등 자신이 선택한 비인간 존재를 꾸미고 다양한 체험 부스와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특히 이번 축제에서는 ‘만물퀘스트’라는 독특한 참여 방식이 눈길을 끌었다. 참가자들은 축제장 곳곳에 마련된 흑두루미, 짱뚱어, 나무 등 다양한 대변자를 만나 비인간 존재의 목소리를 듣고, 자신의 생각이 담긴 의견을 의제부스에 제출하면 본회의 참여 의석을 상징하는 ‘종이의자’를 받았다. 이는 시민들이 도시의 결정 과정에서 소외될 수 있는 다양한 존재들의 입장을 직접 고민하게 하는 효과를 낳았다.

만물공동회 본회의에서는 현장 시민들이 만물 대변인으로 참여하여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순천의 미래 방향에 대한 숙의 과정을 거쳤다. 본회의 종료 후에는 오천그린광장으로 이어진 퍼레이드를 마지막으로, 시민들의 제안이 담긴 제안서가 순천시와 시의회에 전달되었다. 이 제안서에는 흑두루미 생태법인 설립 조례안을 비롯해 기존 생태공론회에서 나온 제안들과 이날 새롭게 모아진 시민들의 의견이 함께 담겨 더욱 의미를 더했다.

행사에 참여한 한 시민은 “내가 대변한 존재의 입장이 되어보니, 도시의 결정이 얼마나 많은 목소리를 놓치고 있었는지 알게 되었다”며 소감을 전했다. 손훈모 순천시장은 “만물공동회는 인간만이 아닌 모든 만물이 함께 어울려 잘 사는 순천을 만드는 축제의 장이었다”고 강조하며, “시민들이 제안한 생태법인 조례 등 정책 의견들을 관련 부서와 함께 꼼꼼히 검토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순천 만물공동회’는 19세기 말 민중의 목소리를 담아냈던 만민공동회를 재해석하여, 사람과 동물, 식물, 자연, 사물이 함께 어우러지는 순천의 새로운 미래를 모색하고자 마련되었다. 이번 논의 결과는 향후 순천시의 생태문명 전환과 실천을 위한 정책 수립에 중요한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