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의원실에서 작성하고 배포하는 자료이다 (부천시 제공)



[PEDIEN] 부천시립노인병원과 노인요양원에서 총 33억 3804만원에 달하는 자금이 시설 밖으로 유출된 사실이 부천시 특정감사 결과 드러났다. 이 중 6억 1494만원은 감사 시점까지도 회수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윤단비 부천시의회 의원은 제294회 정례회 보충 시정질문을 통해 해당 시설의 위탁 및 재정 구조 전반에 대한 재검토와 실효성 있는 자금 통제 장치 마련을 강력히 촉구했다. 특히 부천시가 제시한 재발 방지책이 기존 수탁기관 운영 당시 이미 시행되던 ‘시설별 계좌 분리’에 그친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러한 방식으로는 자금 유출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감사 결과, 병원에서 18억 4300만원, 요양원에서 14억 9504만원이 각각 외부로 이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임 수탁기관인 대성재단 체제에서도 이미 별도 사업자 등록과 계좌를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자금 통제에 실패했다는 사실이 이번 감사로 명확해졌다. 윤 의원은 “문제는 계좌가 하나였느냐 둘이었느냐가 아니라, 수탁법인이 자금을 움직이는 권한에 비해 이를 감시하고 제어할 장치가 충분했느냐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윤 의원은 ‘독립채산제’라는 위탁 방식 자체의 한계도 지적했다. 독립채산제로 인해 개별 지출 통제가 어려웠다면, 이는 계약으로 보완했어야 할 부천시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통제의 한계를 감독 강화의 이유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윤 의원은 내년 새로 체결될 위·수탁 계약서에 △시설 운영자금의 외부 이체 금지 △일정 금액 이상 이체 시 즉시 보고 △임금, 4대 보험료, 퇴직연금, 거래처 대금 정기 확인 △이상 징후 발생 시 특별점검 및 긴급개입 △부적정 지출 환수 및 계약 해지 기준 명시 등을 촉구했다. 또한, 30차례 외부 이체가 지도·점검에서 걸러지지 못한 이유, 이체 경로, 회수 과정, 미회수액 처리 상황 등을 부천시가 직접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부천시가 주장하는 통합 위탁의 효율성에 대해서도 검증을 요구했다. 향후 5년간 시설별 손익 전망, 통합으로 인한 비용 절감 효과, 분리 위탁 시 추가 비용, 동일 법인의 회생·파산이 두 시설에 미칠 위험 등을 비교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용과 위험 분석 없는 통합 위탁 결정은 두 시설의 위험까지 하나로 묶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윤 의원은 과거 수탁기관들의 운영 사례를 근거로 들었다. 전임 혜원의료재단은 구조적 적자를 감당하지 못해 운영을 포기했고, 대성재단은 외부 자금 이체, 보험료·세금 체납, 퇴직연금 미적립 문제 등을 남긴 채 회생절차를 거쳐 계약이 해지된 바 있다. 수탁기관이 두 차례 교체되는 동안에도 안정적인 운영 기반이 마련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윤 의원은 공공의료 수행에 필요한 비용은 부천시가 책임지고, 방만 경영과 부적절한 자금 사용으로 발생한 손실은 수탁기관이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공성 비용을 수탁기관에 떠넘기면서 자금 사용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는 구조로는 지속 가능한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안산, 천안시의 사례처럼 노인전문병원과 요양시설을 각각 별도 절차로 위탁하여 경영 책임과 위험을 분담하면서도 의료·돌봄 서비스는 연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순수 독립채산형 민간위탁 답습을 넘어 △비용 지원 후 사후 정산하는 민간위탁 △공공기관 위탁 △직영 △통합·분리위탁 등 다양한 방식을 재정 부담, 서비스 지속성, 고용 안정성, 회계 통제 가능성 기준으로 전면 비교할 것을 제안했다.

윤 의원은 이번 수탁기관 선정 절차가 단순한 계좌 분리를 넘어, 어떤 비용을 부천시가 부담하고 어떤 지출을 어떻게 통제하며 경영 실패 책임을 누구에게 물을 것인지까지 계약에 담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독립채산제를 유지할 것인지, 공공성 비용을 지원하고 사후 정산하는 구조로 전환할 것인지부터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새 수탁기관이 내년 1월 1일 운영을 시작하는 만큼, 계약 구조 변경의 시점은 지금이 유일하다는 것이 윤 의원의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