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검증 기록 페이지 화면. 발급 기록 2만3천136건, 참여 언론사 14곳, 철회 0건이 표시돼 있다. (FAXTR 제공)



[PEDIEN] 인터넷에 떠도는 수많은 기사들이 어디서 왔는지, 그 출처가 투명하게 공개되는 새로운 시도가 국내 언론계에 도입됐다. 글로벌 팩트체크 플랫폼 FAXTR가 운영하는 ‘출처 검증 프로그램’이 바로 그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기사 한 건마다 별도의 공개 검증 기록을 발급해, 해당 기사가 어느 기관의 어떤 문서에서 출발했는지를 독자가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15일 기준으로 14개 언론사가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으며, 총 2만3천136건의 검증 기록이 발급됐다. 피디언뉴스가 5천552건으로 가장 많은 기록을 보유했으며, 국회의정저널, 한국Q뉴스, 금요저널 등이 뒤를 이었다. 지금까지 철회된 기록은 단 한 건도 없다.

이 프로그램의 작동 방식은 단순하면서도 명확하다. 참여 매체의 기사 상단에 ‘FAXTR 출처 검증’ 표시가 붙고, 이를 클릭하면 해당 기사만의 검증 기록 페이지로 연결된다. 이 기록에는 ▲출처 증명 ▲원문 대조 ▲허위정보 데이터베이스 대조라는 세 가지 항목이 담긴다. 출처 증명 항목에서는 보도자료가 어느 기관 명의로 배포되었는지, 원문 파일명은 무엇인지, 어떤 경로로 언제 접수되었는지까지 시각 단위로 상세히 기록된다.

원문 대조 항목은 게재된 기사 본문이 보도자료 원문과 일치하는지, 발행 이후 수정된 이력이 있는지를 표시한다. 또한 기사 본문의 SHA-256 해시값을 공개해, 독자나 경쟁 매체가 직접 값을 계산해 대조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우리를 믿어 달라’는 방식이 아닌, ‘직접 확인해 보라’는 접근이다.

특히 눈길을 끄는 점은 검증하지 않은 사항을 모든 기록에 명시한다는 것이다. 보도자료 발표 내용 자체의 진위, 기관이 제시한 수치와 통계의 정확성, 기사에 대한 편집상의 가치 판단 등은 검증 범위 밖이라고 못 박는다. 즉, 기관이 부풀린 자료를 냈더라도 해당 자료에서 나온 기사라면 기록은 발급된다. FAXTR는 스스로를 ‘판정자’가 아닌 ‘증거 수집가’로 정의하며, 이러한 원칙이 기록 양식에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이러한 출처 검증 시도는 생성형 AI로 대량 제작되는 가짜 기사 문제에 대한 새로운 대응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내용의 진위를 일일이 판정하는 방식으로는 빠르게 확산되는 가짜 뉴스에 속도를 맞추기 어렵다는 지적 속에, FAXTR의 출처 검증은 확인 가능한 경로로 기사가 접수되었는지를 기계적으로 증명하는 반대 방향에서 접근한다. 출처를 확인할 수 있는 경로로 접수된 기사가 아니라는 정보 자체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