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EDIEN] 경남도립미술관이 오는 7월 29일부터 11월 1일까지 한국 동시대 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정연두의 대규모 개인전 ‘알루미늄 오이: 정연두’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경남 진주 출신인 정연두 작가의 사진, 영상, 조각, 설치, 사운드, 드로잉 등 총 36점의 작품을 미술관 1·2층 전관에서 선보인다. 특히 경남도립미술관 커미션 신작 4점이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 공개된다.
정연두 작가는 서울대학교 조소과와 영국 골드스미스대학교에서 수학했으며, 국립현대미술관 ‘2007 올해의 작가’로 선정된 바 있다. 그의 독창적인 작업은 개인의 삶과 사회적 기억을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풀어내며 국내외 주요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전시 제목 ‘알루미늄 오이’는 1980년대 소련의 고려인 록뮤지션 빅토르 최가 이끈 그룹 키노의 노래에서 차용했다. 현실에 존재할 수 없는 ‘알루미늄 오이’는 강제 이주라는 극한 상황 속에서도 삶을 이어간 고려인의 생존과 회복력을 상징하는 은유다.
이번 전시는 1937년 스탈린 정권의 강제 이주 정책으로 중앙아시아에 정착해야 했던 고려인들의 역사를 출발점으로 삼는다. 비극적인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터전을 일군 고려인의 삶과 소련 해체 후 한국으로 재이주한 후손들의 현재까지 하나의 서사로 연결한다. 이를 통해 이주와 이동, 정착과 공존이라는 주제를 오늘날 우리 사회로 확장해 성찰하도록 이끈다.
로비의 설치 작품 ‘상상곡’은 오늘날 한국에 살아가는 외국인들의 목소리와 1905년 멕시코로 향했던 한인 이주 노동자의 역사를 교차시키며 이주에 얽힌 기억과 감정을 환기시킨다. 영상 전시실의 ‘산조 열차: 1937’은 강제 이주 열차의 풍경과 가야금 산조를 결합해 고려인의 이동과 시간을 시청각적으로 재구성한다.
신작 ‘알루미늄 오이’는 알루미늄으로 주조한 501개의 오이 조각과 영상, 사운드가 결합된 대형 설치 작품으로, 생명력을 잃은 금속 오이를 통해 극한의 환경에서도 삶을 이어온 고려인의 시간을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2층에서는 발효의 이미지와 가야금 산조를 결합한 사운드 설치 ‘발효 산조’, 그을음으로 제작한 ‘연기 드로잉-균형’, 블루스의 즉흥성을 통해 고려인의 삶을 풀어낸 ‘피치 못할 블루스’ 연작 등을 선보인다. 이러한 작품들은 음악, 발효, 식물, 노동, 기억, 신체를 연결하며 역사적 기억을 관람객의 경험으로 확장시킨다.
미술관 야외에서는 ‘알루미늄 텃밭’ 프로젝트도 운영한다. 작가가 직접 오이를 재배하는 과정을 전시의 일부로 확장하여 노동과 기다림, 생명의 시간을 관람객과 공유하며 전시 주제를 일상 경험으로 이어진다.
최옥경 학예연구사는 “이번 전시는 특정 공동체의 과거를 이야기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대 사회의 이동과 공존, 기억과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전시”라며, “관람객들이 예술을 통해 타인의 삶을 공감하고 우리 사회를 새롭게 바라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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