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EDIEN] 나주 영천사에서 전해 내려온 조선 전기 불교 조각의 귀중한 유산인 ‘나주 영천사 목조지장보살좌상’이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이 불상은 현존 사례가 드문 등신대 규모의 반가 자세 지장보살상으로, 조선 전기 불교 조각의 변화 양상과 호남 지역의 불상 제작, 그리고 지장신앙의 전개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문화유산으로 평가받는다.
나주시는 지난 10월 30일, 전라남도 유형문화유산인 ‘나주 영천사 목조지장보살좌상’이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 예고되었다고 3일 밝혔다. 조성발원문이 남아 있지 않아 정확한 제작 연대와 주체, 조각승 등은 명확히 확인되지 않지만, 갸름하고 섬세한 신체 비례와 상호, 의습 표현 등 조형적 특징을 종합 분석한 결과 16세기 전반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이 작품은 15세기 후반의 불교 조각 전통이 16세기로 이어지면서 나타나는 변화 양상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조형적, 학술적 가치가 높게 평가된다. 불상은 승형의 지장보살이 한쪽 다리를 아래로 내린 반가좌에 가까운 유희좌의 독특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왼쪽 어깨에서 접히는 대의 자락과 대좌 아래까지 길게 흘러내리는 상현좌 형식의 옷 주름 등은 조선 전기 보살상의 특징을 잘 나타낸다. 무엇보다 현존 사례가 많지 않은 등신대 규모의 반가 자세 지장보살상이라는 점에서 희소성이 두드러진다.
이 불상은 조선 전기 지장보살상의 조형적 전개 과정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뿐만 아니라, 나주를 비롯한 호남 지역에서 불상이 어떻게 제작되었고 지장신앙이 어떻게 전개되었는지를 규명하는 데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불상이 지역에서 전승되어 온 과정 역시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 일제강점기 나주 혼간지 영산포포교소로 옮겨졌던 이 불상은 1954년 영천사를 창건한 관불 스님에 의해 다시 사찰로 옮겨져 봉안되었다. 근현대사의 변화 속에서도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보존·전승되어 온 불교 문화유산이라는 점에서 지역사적 의미와 보존 가치 또한 크다.
나주시는 이번 보물 지정 예고가 나주가 간직해 온 조선 전기 불교 문화의 역사성과 예술성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향후 보물로 최종 지정될 경우, 조선 전기 불교 조각의 양식적 변화와 호남 지역 불상 제작, 지장신앙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기준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윤병태 나주시장은 “나주 영천사 목조지장보살좌상이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 예고된 것은 나주가 오랜 세월 간직해 온 불교 문화유산의 역사적, 예술적 가치를 다시 한번 인정받은 뜻깊은 일”이라며 “나주가 보유한 소중한 문화유산을 체계적으로 보존 및 관리하여 그 가치가 후대에 온전히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가유산청은 ‘나주 영천사 목조지장보살좌상’ 등 보물 지정 예고 대상에 대해 30일간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뒤, 국가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보물 지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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