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EDIEN] 전라남도 순천 송광사에 소장된 '오십삼불회도'가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됐다. 이는 조선 후기 유명 화승 의겸과 그의 제자 26명이 함께 조성한 불화와 복장유물 17건 31점에 대한 가치를 국가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다.
이번에 보물로 지정된 오십삼불회도는 1725년 송광사 불조전에 봉안하기 위해 제작된 불화 7폭과 복장유물이다. 이 불화는 불조전의 건축 구조에 맞춰 독립된 그림으로 제작되었으며, 현존하는 유사 작품이 거의 없어 불교 미술사 연구에 매우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았다. 국가유산청은 이러한 가치를 인정하여 지난 26일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했다.
오십삼불회도는 53불의 이름을 부르고 예배하면 어떤 곳에서든 부처를 만나고 사중오역죄까지 소멸한다는 오십삼불 신앙을 담고 있다. 이 불화는 '관약왕약상이보살경'을 근거 경전으로 삼아 조성되었다. 불화의 구성은 중앙의 칠불도 1폭을 중심으로 구불도 2폭, 십삼불도 2폭, 오불도 2폭이 좌우에 조화롭게 배치된 점이 특징이다.
불화와 함께 봉안된 후령통 등 복장유물 또한 온전히 전해져 불화의 조성 시기와 봉안 장소를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가 높다. 특히 불화의 조성 경위와 참여자 등을 기록한 회향발원문에는 18세기 전남 지역에서 활동했던 대표 화승 의겸과 그의 제자들이 불화 조성에 참여한 사실이 명확히 기록되어 있다. 이를 통해 당시 의겸 학파의 활동 양상과 불교 회화 제작 체계를 엿볼 수 있다.
의겸과 제자들은 1724년에서 1725년 사이 송광사에서 여러 불화를 조성했으며, 이 시기에 제작된 작품으로는 국보인 송광사 영산전 영산회상도와 보물인 송광사 응진당 석가모니후불탱 등이 있다. 송광사 오십삼불회도는 엄정한 얼굴 표정과 균형 잡힌 신체 표현, 정교하고 세련된 필치 등 의겸 학파 특유의 화풍을 잘 보여준다. 또한 각 부처의 명호가 그림에 직접 기록되어 있어 도상과 신앙 체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순천시 관계자는 “송광사 오십삼불회도는 선암사 오십삼불도와 함께 조계산이 조선 후기 오십삼불 신앙의 중심지였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유산”이라며, “앞으로도 지역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적극 발굴하고 그 가치를 널리 알려 국가유산으로 지정·보존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오십삼불회도 중 오불도 2폭은 1970년대 초 송광사 불조전 수리 중 도난당해 미국 포틀랜드박물관에 기탁되어 있던 것을 2016년 송광사로 환수된 문화유산으로, 그 의미가 더욱 값지다. 나머지 한 폭 또한 국립중앙박물관이 기증받아 관리하다가 현재 송광사에서 관리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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