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5주기 거창사건희생자 합동위령제 및 추모식 봉행 (거창군 제공)



[PEDIEN] 거창군에서 제75주기 거창사건희생자 합동위령제 및 추모식이 지난 20일 거창사건추모공원에서 엄수됐다.

거창사건으로 억울하게 희생된 영령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열린 이번 행사에는 이홍기 거창군수를 비롯해 채경아 과거사관련업무지원단장, 김영선 경상남도 복지여성국장, 표주숙 거창군의회 의장, 박주언·공재권 경남도의원, 이성열 거창사건희생자유족회장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또한 제주4·3, 노근리, 산청·함양 사건 유족회 관계자들과 각계 기관·단체장, 유족 등 700여 명이 함께 자리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유족들의 아픔을 위로했다.

전통 제례 방식으로 진행된 위령제는 희생자들의 영면을 기원하는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거행됐다. 이 군수가 초헌관, 표 의장이 아헌관, 이 회장이 종헌관을 맡아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는 제례를 올렸다.

이어 진행된 추모식에서는 거창사건의 아픈 역사를 미래 세대와 함께 기억하고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되새기는 의미 있는 시간이 마련됐다.

특히 신원초등학교 학생들이 참석자들에게 직접 추모 리본을 달아주며 추모의 마음을 전해, 거창사건의 역사적 교훈을 다음 세대에 전하고 희생자들을 기억하는 추모의 의미를 더욱 깊게 했다.

이날 추모시를 낭송한 염지윤 학생은 “거창사건 희생자 719명 중 364명이 15세 이하 어린이였다는 사실이 마음 아프다”며 “아무런 죄 없이 희생된 또래 아이들을 생각하며 희생자들이 편안히 영면하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홍기 거창군수는 “거창사건법 제정으로 희생자들의 명예회복 기반은 마련됐지만, 유족들이 오랫동안 염원해 온 배·보상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며, “작년 발의된 신성범 국회의원의 ‘거창사건등 관련자의 명예회복과 보상 등에 관한 특별법’과 민홍철 국회의원의 ‘거창·산청·함양 사건관련자에 대한 배상 등에 관한 특별법안’이 국회를 통과해 유족들의 오랜 숙원이 풀릴 수 있도록 군에서도 행정적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국가의 책임과 의무를 명확히 할 수 있도록 위령제 및 추모식의 국가행사 승격에도 적극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성열 거창사건희생자유족회장은 “희생자들의 억울함을 풀고 고령의 유족들이 생전에 온전한 명예회복을 이룰 수 있도록 이제는 국가가 책임 있는 자세로 나서야 한다”며, “제22대 국회에서는 거창사건법 개정안이 반드시 통과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호소했다.

거창사건은 1951년 2월 9일부터 11일까지 6·25전쟁 당시 국군의 공비토벌 작전 과정에서 거창군 신원면 주민 719명이 집단 희생된 비극적인 사건이다.

희생자 상당수가 어린이와 부녀자였으며, 한국전쟁 당시 발생한 대표적인 민간인 집단희생 사건으로 기록된다.

정부는 1996년 ‘거창사건등 관련자의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제정해 희생자와 유족의 명예회복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했으나, 배·보상 관련 규정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후 제17대부터 제21대 국회까지 배·보상 문제 해결을 위한 법률 개정안이 잇따라 발의됐지만, 모두 국회 임기 만료로 폐기되는 아픔을 겪었다.

현재 제22대 국회에서는 신성범 국회의원이 대표 발의한 특별법 전부개정안과 민홍철 국회의원의 배상 등에 관한 특별법안이 각 소관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거창군은 유족들의 오랜 숙원이 해결될 수 있도록 추모행사의 국가행사 승격 추진 등 다방면으로 전력을 다해 노력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