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특별자치도 도청



[PEDIEN] 전북특별자치도가 반도체 핵심 소재·케미컬 분야를 앞세워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중추적인 거점으로 떠오른다. 수도권과 남부권에 흩어진 반도체 생산기지를 잇는 공급망의 핵심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할 전망이다.

이원택 전북자치도지사는 지난 18일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산업통상부가 주관한 제3기 소재·부품·장비 산업 특화단지 공모에서 새만금 국가산업단지, 익산 제3산업단지·국가산업단지, 완주 일반산업단지를 아우르는 ‘반도체 소재·케미컬 소부장 특화단지’로 최종 선정됐다고 밝혔다.

반도체 산업은 수백 개의 공정을 거쳐 완성되며, 단 하나의 소재라도 공급이 끊기면 전체 생산라인이 멈출 수 있는 ‘병목 산업’으로 불린다. 국내 반도체 산업은 메모리 팹 중심으로 성장해왔으나, 기반이 되는 소재·케미컬 분야는 상대적으로 미흡해 수출 규제 등 대외 변수에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전북이 반도체 분야의 최적지로 주목받는 이유는 이미 가동 중인 현장의 경쟁력 때문이다. 익산에서는 동우화인켐이 초고순도 암모니아수와 IPA를 생산하며 국내 최고 수준의 정제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새만금에서는 PKC가 고순도 염산·아산화질소 등 특수가스를, OCI는 반도체 웨이퍼 원재료인 초고순도 폴리실리콘을 양산 중이다. 완주에서는 한솔케미칼이 세정용 과산화수소 수출 점유율 전국 1위를 기록하며 핵심 전구체를 생산하고 있다.

여기에 전북대 반도체공동연구소, 전북테크노파크 등 연구 인프라와 2625만 6716㎡ 규모의 산업 용지가 더해져 투자, 연구개발, 인력 양성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전북의 반도체 소부장 특화단지 육성 로드맵은 5년간 인프라, 연구개발, 기업지원, 인력양성 4대 분야로 나뉘어 수립된다. ‘인프라’ 구축을 통해 기업의 시험·평가 부담을 줄이고 납품 경쟁력을 높이며, ‘R&D’는 차세대 증착 소재 전구체 국산화, 극한 소자 구조용 식각가스 설계 등에 집중해 해외 의존도를 낮춘다.

‘기업 지원’은 산·학·연 협력을 기반으로 공급·수요 기업 간 협력 모델을 구축하고, 기술 자문, 애로 해소, 사업화 지원 등을 통해 기술 혁신을 도울 예정이다. ‘인력 양성’은 산업계와 교육기관 협력을 통해 현장형 인재를 육성하며, 고교-학사-석박사-실무로 이어지는 인재 공급 체계를 갖춘다.

도는 3단계에 걸쳐 특화단지 조성을 추진하며, 2031년에는 반도체 소재·케미컬 기업의 지역 집적도를 현재 15%에서 30%로 두 배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를 통해 익산·새만금·완주 일원을 앵커 기업 중심의 산업벨트로 재편하고, 국내 반도체 소재·케미컬 자립화율을 40~60%까지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번 선정은 국내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가 단위 지원 사업에서 전북이 핵심 거점으로서의 중요성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한, 부품·장비 등 연관 산업의 기업 집적을 이끌어내며 산업 생태계 전반의 고도화 효과도 전망된다.

전북의 반도체 소부장 특화단지는 수도권 K-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와 남부권 반도체 혁신벨트를 잇는 공급망의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초광역 협력 모델이 완성되면, 대한민국은 소재부터 완제품까지 반도체 밸류체인을 자국 내에서 완결하는 체계를 갖추게 된다. 이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 국면에서 국내 반도체 산업의 대외 리스크를 낮추는 안전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원택 지사는 “전북은 이미 세계적인 기술과 역량을 보유한 기업들이 가동되고 있었다”며 “수도권과 서남권 팹 수요 증가에 대응해 전북이 소부장 공급 거점의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