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특별자치도 남원시 시청 (남원시 제공)



[PEDIEN] 바람이 선선해지고 걸음이 느려지는 가을, 기자이자 농부로 살아온 소한재 작가가 첫 산문집 ‘사람 마음이 가는 곳’을 출간했다.

이 책은 우리 곁을 스쳐 간 사람, 혹은 오래 마음에 머문 사람들에 대한 기록이다. 작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기자로서, 흙의 시간을 지켜보는 농부로서의 삶을 바탕으로 담담한 문장으로 풀어냈다. 아버지의 낡은 양복, 빛바랜 편지와 오래된 사진, 말없이 건네받은 손길, 함께 나눈 밥 한 끼 등 평범한 일상의 조각들 속에서 사람이 사람을 살리는 순간들을 길어 올린다.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특별한 영웅이나 거창한 성공을 이룬 사람들이 아니다. 아버지, 어머니, 친구, 이웃처럼 함께 밥을 먹고 안부를 나누던 평범한 이웃들이다. 작가는 이러한 작은 만남과 다정한 마음이 한 사람의 오늘을 만들고 내일을 살아갈 힘이 되었다고 말한다. “사람은 혼자 걷는 것 같지만 혼자만의 힘으로 여기까지 오지 않았다”는 그의 말처럼, 이 책은 삶의 정답을 서둘러 제시하기보다 사람이기에 겪는 아픔과 눈물, 그리고 결국 다시 사람에게로 향했던 삶을 조용히 들여다본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독자는 미처 고맙다고 말하지 못했던 사람, 오래 마음속에 품어온 사람, 그리고 자신의 삶에서 잊고 있었던 ‘오직 한 사람’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된다. 김근주 구약학자는 추천사에서 이 책을 “사람을 향한 따뜻한 마음을 품고 전하고 나누는 책”이라 평하며, 정보와 지식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타인을 향한 마음을 돌아보고 어떻게 사랑하며 살아갈지 생각하게 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 책을 “한 번에 다 읽기보다 가끔 아무 데나 펼쳐 소리 내어 읽고 마음에 울리는 대로 생각에 잠기게 하는 책”이라며 곁에 두기를 추천했다. 이미향 유비전 대표 역시 이 책을 “오래 묵은 한숨과 눈물을 조용히 갈무리하며 상처의 기억을 지나 다시 사람에게로 가자고 손 내미는 책”이라고 소개했다.

소한재 작가는 처음에는 한 사람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글은 아버지, 어머니, 가족, 이웃, 그리고 자신의 상처와 삶을 거치며 수많은 사람을 향한 이야기로 확장되었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사람에 대한 좋은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사람에게 받은 마음을 잊지 않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스스로에게 묻고 싶었다”고 출간의 의미를 전했다. 한 사람에게 마음을 전하려 시작한 글이 한 권의 책으로 세상에 나왔다. 이 가을, ‘사람 마음이 가는 곳’의 책장을 천천히 넘기다 보면 잊고 있던 한 사람을 만나고, 어쩌면 그 사람 곁에 두고 왔던 자신의 마음도 다시 발견하게 될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