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EDIEN] 충북 영동군 초강천 일대에서 단순한 취미 활동을 넘어선 기계식 사금 채취가 확산되면서 하천 훼손과 주민 피해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사)대청호보전운동본부 정책연구위원회가 현장 점검과 주민 간담회를 통해 확인한 결과, 모터펌프와 보트 등 동력 장비를 활용한 채취 방식은 하천 바닥을 파헤치고 지형을 바꾸며 농업 용수 피해와 안전사고 위험까지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현안 모니터링에는 정책연구위원 및 활동가, 영동군 관계자, 지역 주민 등 20여 명이 참여해 최근 금값 상승과 온라인 영상 확산으로 기계화된 사금 채취가 늘고 있는 상황을 점검했다. 영동군이 제공한 자료에서도 패닝 접시 수준을 넘어 모터펌프, 슬루이스, 흡입식 장비 등이 사용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하천 바닥의 모래와 자갈을 파헤치고 돌을 이동·파손하거나 한 곳에 쌓아놓은 흔적이 뚜렷했다. 특히 일부 장비 주변에는 약 90㎝ 깊이의 웅덩이가 형성된 사례도 확인되었는데, 이는 하천의 원형과 지형을 바꾸고 저서생물 서식처 및 어류 산란처를 훼손할 수 있다. 또한, 깊은 웅덩이는 물놀이객의 안전사고 위험을 높이며, 기계 장비의 연료 유출과 탁수 발생은 수질과 수생태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
주민들이 체감하는 피해는 이미 현실화됐다. 돈대리 주민은 간담회에서 "포도에 관수할 때 흙탕물이 내려오면 피해를 입고 웅덩이가 파여 있어 물놀이를 하기도 위험하다"며 사금 채취로 인한 농업 용수와 안전 문제를 호소했다. 장기간 체류하는 외지인들로 인한 쓰레기 문제와 취사 부산물 투기 또한 지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영동군에는 농업 용수에 흙탕물이 유입되거나 하천에 버려진 쓰레기가 양수기를 막아 고장이 발생하는 민원도 꾸준히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피해가 반복되고 있음에도 현행 법령으로는 사금 채취 행위를 제재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영동군은 2025년부터 채굴권 조회, 증거자료 수집, 현장 점검 등 지속적인 계도 활동을 펼쳐왔다. 그러나 금속탐지기나 손으로 모래를 채질하는 행위와 고압펌프로 하상을 파헤치거나 돌을 부수는 행위 사이에 법 적용의 차이가 있고, 굴착 규모나 토지 형질 변경 정도를 입증하기 어려워 현행 하천법상 '굴착'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한계가 확인됐다.
박상숙 영동군 재난안전과 주무관은 "하천을 어느 정도 훼손해야 하천법으로 처벌할 수 있는지 기준이 애매하다"며 "현재로서는 지도·계도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기계 등을 이용한 사금 채취에 대해 명확한 관리 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타 지역에서도 하천 훼손 입증 실패로 불송치된 사례가 공유되면서 행정력이 투입되는 데 비해 단속 효과는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현장에서는 사금 채취 자체를 전면 금지하기보다는, 일반적인 취미 활동과 하천을 실질적으로 훼손하는 기계적·반복적 채취 행위를 구분하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정책연구위원들은 낚시의 금지·제한 구역처럼 사금 채취도 지역 여건에 따라 금지·제한 구역을 정하거나, 단순 도구 이용과 동력·기계 장비 사용을 구분해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동력 장비를 이용한 굴착, 하천 돌·자갈 파손, 물길 변경 등 환경에 직접 영향을 주는 행위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허용 범위와 제재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사)대청호보전운동본부는 "단순 체험과 하천을 반복적으로 훼손하는 행위를 구분하고, 동력 장비 사용 등 명백한 훼손 행위를 관리할 수 있는 최소한의 법적 기준이 필요하다"며 "제도 보완을 통해 하천의 수질, 생태계, 이용자 안전, 주민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에 대한 예방과 관리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본부는 현장에서 확인된 문제와 주민·행정기관의 의견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제도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영동군과 옥천군, 충청북도, 환경부 등 관계 기관 및 전문가와 추가 간담회를 추진하고, 대청호포럼 및 국회 토론회 등을 통해 하천법 등 관련 법령 개정과 제도 개선을 공론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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