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마른 하동 들녘에‘물길’ 잇는다…민·관 총력전 (하동군 제공)



[PEDIEN] 경남 하동군이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으로 타들어 가는 들녘에 물길을 잇기 위한 비상 대응에 나섰다. 행정기관은 물론 소방서, 공기업, 지역 업체, 주민까지 장비와 인력을 총동원하며 메마른 농경지에 물을 대기 위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올해 가뭄의 심각성은 기상 기록으로도 확인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경남 지역의 올해 기상 가뭄 발생 일수는 20.7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으며, 1월 1일부터 8월 6일까지 누적 강수량은 558.1㎜로 최근 10년 평년치의 60.4%에 불과했다. 비가 내린 날 역시 평년보다 17.4일 적은 37일이었다.

이어진 강수 부족은 실제 농작물 피해로 이어졌다. 특히 금성면 간척지를 중심으로 농업용수 부족으로 인한 벼 생육 저하와 염류 장해가 나타나고 있으며, 지난 7월 31일 기준 염류 장해 발생 면적은 109㏊에 달했다.

하동군은 지난 7월 31일부터 금성면 가뭄 피해 지역에 살수차 5대를 우선 투입해 8월 10일까지 108필지, 18.4㏊에 총 3087톤의 농업용수를 공급했다. 하지만 가뭄이 장기화되면서 기존 장비만으로는 넓은 농경지에 신속하게 물을 공급하는 데 한계가 나타나자, 군은 관계 기관과 지역사회까지 협력 범위를 넓혔다.

하동소방서는 금성 119안전센터 소화전을 농업용수 공급에 활용하도록 협조하며 6천ℓ급 소방펌프차를 비상 운반 급수에 투입했다. 한국남부발전 하동빛드림본부는 1만 5천ℓ급 살수차를 지원했고, 하동축협은 2만 4500ℓ급 액비 살포 차량을 투입해 힘을 보탰다.

지역 기업과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도 이어졌다. 금성면 소재 창원레미콘은 정규 영업 종료 후 레미콘 차량 3대를 금성면 갈사리 가뭄 현장에 투입하고 있다. 별도의 임차료 없이 차량을 제공하고 하동군은 유류비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콘크리트 대신 물을 싣고 메마른 들녘으로 향하는 레미콘 차량은 행정의 손길이 닿지 못하는 곳을 메우고 있다.

금성면 한림건설 임태경 대표는 가뭄 대응에 나선 농업인과 현장 근무자들을 위해 100만원 상당의 생수를 기탁했으며, 나팔마을 주민 강종권 씨는 휴일을 반납하고 2만 4천ℓ급 대형 살수차를 직접 운행하며 농경지 급수에 나섰다. 기업은 장비를 내놓고 주민은 일손을 보태는 등 각자의 자리에서 시작된 자발적인 참여가 지역 공동체의 힘으로 모이고 있다.

김현수 하동군수는 가뭄 현장을 잇달아 방문해 농업용수 공급 상황과 농작물 피해를 점검하고 있다. 지난 7월 31일 한국농어촌공사 하동남해지사와 함께 현장을 점검하고 애로사항을 청취했으며, 8월 9일 휴일에도 다시 현장을 찾아 가용 장비와 인력을 최대한 투입해 피해를 최소화할 것을 지시했다.

서천호 국회의원 역시 지난 8월 5일 금성면 가뭄 현장을 방문해 피해 농경지를 살피고 농업인들의 애로사항을 들은 뒤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김 군수는 “단 한 평의 논이라도, 단 한 농가라도 더 지킬 수 있다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겠다”며 “어려운 상황에서 장비와 인력을 기꺼이 내어주신 기관과 기업, 주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가뭄이 해소될 때까지 군의 모든 행정력을 집중해 농업인들과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강조했다.

하동군은 앞으로 농경지별 용수 및 피해 상황을 상시 점검하고, 급수차, 살수차, 대형 양수기 등 가용 장비를 최대한 투입할 방침이다. 또한 관내 레미콘 업체의 자발적인 지원을 확대하고 필요시 개인사업자가 보유한 레미콘 차량을 임차하는 등 '물을 공급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가뭄 해소 시까지 긴급 용수 공급을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