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인건비 예산까지 손댔다”… 부여군, 재정절벽에 전 부서 예산 일괄 삭감 행정운영경비 15%·시설비 12% 일괄 감액… 문제는 ‘삭감’ 아닌 ‘추진시기 조정’ (부여군 제공)



[PEDIEN] 부여군이 극심한 재정난 해소를 위해 전 부서에 걸쳐 강도 높은 예산 삭감 조치를 단행했다.

각 부서가 제2회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위해 요구한 군비는 총 2129억원에 달했으나, 군이 확보 가능한 가용 재원은 432억원에 불과해 168억원의 예산 부족이 발생했다.

이에 군은 사업의 시급성과 연내 집행 가능성을 고려해 요구액을 지속적으로 축소했으나,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행정운영경비 15%, 시설비 12%를 일괄 감액하는 초강수를 두었다.

국내·외 여비 등도 전액 삭감하며, 당장 사용하지 않을 공무원 인건비 예산 37억원까지 조정 대상에 포함됐다. 이는 실제 급여 지급을 중단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편성된 인건비 집행 전망을 재계산해 당장 불필요한 예산을 최대한 줄인 조치다.

하지만 이번 예산 감축은 단순히 예산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상당수 사업의 추진 시기를 연말 또는 다음 연도로 늦추는 방식이다. 즉, 청구서를 없앤 것이 아니라 납부 기한을 뒤로 미룬 셈이다.

이는 의회청사 건립, 산업단지 폐수처리시설, 체육시설 조성 등 대형 사업의 군비 부담 시기를 조정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올해 추경 예산을 맞추더라도 근본적인 재정 문제는 해결되지 않으며, 이월된 사업비는 미래의 재정 부담으로 고스란히 돌아올 전망이다.

부여군은 과거부터 국·도비 공모 사업과 대규모 시설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며 매년 1700억원 규모의 예산을 다음 해로 이월해왔다. 문제는 이러한 사업들이 매년 누적되면서 군비 부담이 겹겹이 쌓이고,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군비는 줄어드는 구조가 고착화되었다는 점이다.

재정 위기 시 버팀목 역할을 했던 통합재정안정화기금마저 2022년 802억원에서 2025년 42억원으로 급감했다. 군 관계자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부족 재원을 줄이고 있으며, 전 부서가 고통을 분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예산 조정은 단순히 지출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미래 부담으로 이어지는 만큼, 군민 안전과 복지, 필수 사업은 최대한 지키면서 불요불급한 경비는 끝까지 줄여 추경을 차질 없이 마무리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