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EDIEN] 에너지 소비와 폐기물 배출이 많은 보건의료 분야가 기후 위기 대응과 에너지 안보 확보를 위해 '탈탄소화'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정부는 5월 28일 제6차 의료혁신위원회에서 보건의료 분야의 에너지 안보 확립 및 기후 위기 관리체계 구축을 위한 대정부 권고안을 심의했다. 이는 최근 중동 정세 불안으로 촉발된 에너지 위기 상황에서 의료기관의 에너지 공급 차질이 환자의 생명과 직결될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됐다.
위원회는 한국의 높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와 호르무즈 해협 통과 경로의 취약성을 지적하며, 24시간 가동되는 의료기관의 에너지 공급 안정성이 곧 환자 안전 정책임을 강조했다. '질병을 치료하는 의료기관이 막대한 탄소를 배출해 다시 질병을 유발한다'는 이른바 '보건의료의 역설'을 해소하고, 기후 위기로 인한 피해가 취약계층에 집중되는 현실을 반영해 에너지 안보 달성이 곧 기후 위기 대응이자 취약계층 보호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이를 위해 위원회는 ▲패러다임 전환 ▲혁신적 인프라 ▲포용적 회복력이라는 3대 전략 목표를 설정하고, ▲기후 대응 총괄 추진체계 구축 및 재원 확보 ▲온실가스 감축 목표 설정 및 에너지 효율화 근거 마련 ▲자발적 참여 중심 에너지 효율화 및 현장 확산 도모 ▲의료 인프라 에너지 절감 및 제도 개선 ▲임상현장 저탄소 혁신 및 역량 강화 ▲정의로운 전환 원칙에 따른 취약계층 보호 강화 등 6대 핵심 이행과제를 도출했다.
단기적인 유류 수급 대책을 넘어 보건의료 시스템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목표로, 의료기관은 정책 수립의 주체로 참여하고 저탄소 의료를 양질의 의료 가치로 정립해야 한다. 또한, 탄소 배출이 없는 에너지 자립형 친환경 병원으로의 전환, 보건의료 디지털 전환, 공급망 전체의 저탄소 혁신을 추진하며 사회보장 생태계와 연계해 취약계층을 보호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한편, 이날 위원회에서는 고위험 산모·신생아 진료 개선 방안에 대한 중간보고도 있었다. 저출생으로 분만 건수는 감소하지만 고령·다태아 비중 증가로 고위험 진료 부담은 늘고, 의료인력 및 인프라 감소로 의료 서비스 기반이 약화되는 상황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따라 위원회는 중증도별 지역 사전 대응체계 구축, 산전 진찰 및 분만 기관 사전 지정·등록 관리, 모자보건센터 응급환자 수용 예비병상 운영, 24시간 이송·전원 지원 및 상담체계 구축 등을 포함한 중장기 개편 방향을 논의했다.
또한, 의료 인프라 유지를 위해 국가 지원과 공공적 의무 부과, 인력 유출 방지 및 신규 유입 증대를 위한 전문인력 집중, 수련 과정 개편, 유인책 마련, 진료지원 간호사·조산사 활용, 국립대병원 교원 배정 확대 방안도 제시됐다. 난임 치료 시 단일 배아 이식 진료 표준 개발 필요성도 언급됐다.
정기현 의료혁신위원장은 “모자의료와 의료기관 탈탄소화라는 시의성 높은 주제에 대해 전문가와 현장 의견을 수렴한 만큼, 정부가 이를 적극 수용해 조속히 정책화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이번 논의를 바탕으로 최종 권고안을 마련해 다음 7차 위원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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