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EDIEN] 소득과 거주 지역에 따라 건강하게 살아가는 기간에 큰 차이가 발생하는 현상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경주에서 이루어졌다.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10월 22일 오전 10시 30분, 경북 경주 화백컨벤션센터 105호에서 ‘모두의 건강, 격차를 해소하다’라는 주제로 ‘제14차 미래 건강전략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대한예방의학회 가을학술대회와 연계한 기획 세션으로 마련되었으며, 예방의학 및 공중보건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건강격차에 대한 최신 연구 결과를 공유하고, 이를 줄이기 위한 정책 방향과 구체적인 과제들을 집중적으로 논의하는 자리였다.
올해로 14회를 맞이한 미래 건강전략 포럼은 ‘모두의 건강’을 공통 주제로 삼아 연속적으로 개최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근거 기반 건강정책을 다루었으며, 이번 포럼에서는 특히 소득 수준이나 거주 지역 등 사회경제적 요인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실제로 건강수명의 지역별 격차는 2023년 기준 2.03년으로, 2016년 2.86년 이후 점차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소득수준별 건강수명 격차는 8.13년에 달하며, 이는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약 1년가량 증가한 수치다.
포럼에서는 질병의 예방부터 진단, 치료, 그리고 사후 관리에 이르는 건강 관리 전 과정에서 건강격차가 어떻게 누적되는지, 그리고 이러한 격차를 어떻게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또한, 격차 해소를 위해 언제, 어떤 방식으로 개입하는 것이 효과적인지에 대한 방안도 모색했다.
주제 발표 첫 순서로 나선 정최경희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제6차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의 건강형평성 지표 관리체계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미국, 영국 등 해외 사례를 참고하여 건강 결과뿐만 아니라 소득, 노동, 교육, 주거 등 건강의 사회적 결정 요인 개선까지 정책의 범위를 확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박종헌 국민건강보험공단 급여관리실장은 의료급여 수급권자와 소득 상위 20% 계층 간 건강검진 수검률 격차가 지난 10년간 최대 19.4%p까지 확대된 반면, 만성질환 사후관리 격차는 상대적으로 작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를 바탕으로 저소득층의 건강검진 접근성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규태 국립암센터 국가암관리사업본부 부본부장은 암 생존율이 전반적으로 높아지고 있지만, 암 예방 정보를 찾아보는 비율은 소득수준에 따라 10.5%p까지 차이가 나는 현실을 지적했다. 또한, 수술 대기 시간이나 호스피스 서비스 충족률 등 암 치료 과정에서도 지역 간 차이가 존재함을 근거로, 암 관리 전반에 걸쳐 형평성을 높일 필요성을 역설했다.
마지막으로 강영호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현재 90개 보건소에서 시행 중인 생애초기 건강관리 사업의 긍정적인 효과를 소개했다. 이 사업이 양육 관련 안전 지식 습득, 산모 정신건강 개선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양육환경 지표의 불평등을 약 18~20% 줄일 것으로 추정된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이를 토대로 사업의 전국 확대 필요성과 함께, 생애 초기 단계에서의 격차 해소를 위해 소득, 고용, 돌봄 등 종합적인 지원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이 사업은 간호사 등 전문 인력이 임산부 또는 만 2세 미만 영유아를 양육하는 가정을 직접 방문하여 건강 상담, 영아 발달 상담, 양육 교육 등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어진 종합토론에서는 정백근 경상국립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를 좌장으로 하여 학계, 언론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건강격차 해소를 위한 실질적인 건강정책 과제들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펼쳐졌다.
포럼 현장 참석자들과 온라인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한 질의응답 시간도 마련되어 활발한 소통이 이루어졌다.
한편, 이번 포럼은 한국건강증진개발원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되어 관심 있는 누구나 온라인으로 참여할 수 있었다.
보건복지부 김한숙 건강정책국장은 “치료 기술과 성과는 계속 발전하고 있지만, 건강하게 살아가는 기간은 여전히 소득과 지역에 따라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모두의 건강을 실현하기 위해 격차가 시작되는 초기 단계부터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여건이 어려울수록 더 두텁게 지원하는 한편, 격차를 줄이는 사업을 꾸준히 개발하고 그 효과성을 검증하여 확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 김헌주 원장은 “건강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지역별로 격차가 발생하는 지점을 정확히 진단하는 것이 출발점”이라며, “지역마다 다른 여건에 맞춰 사업을 설계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현장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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