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EDIEN] 서울 시내 저층주거지 7곳에 대한 '휴먼타운 2.0' 사업 대상지 지정이 완료됐다. 이를 통해 오래된 골목길과 마을의 정취를 보존하면서도 낡은 주택을 새롭게 정비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이번 결정으로 동네를 통째로 허물지 않고도 집주인이 자신의 땅에서 집을 새로 짓거나 고칠 수 있게 된다. 마을의 지형과 경관, 골목길 형태에 맞춰 건축 규제가 완화되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지난 10월 13일 열린 제18차 건축위원회에서 '휴먼타운 2.0' 사업 대상지 7개 구역, 총 25만 3874㎡에 대한 특별건축구역 지정안을 최종 심의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대상지는 중랑구 망우동 127-37번지 일대, 강북구 수유동 522-31번지 일대, 성북구 삼선동1가 300번지 일대, 중구 신당동 432-173번지 일대, 강서구 화곡1동 370-38번지 일대, 강서구 화곡2동 167-10번지 일대, 구로구 개봉동 288-7번지 일대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10월 2일 옥인동, 명륜3가, 망우3동 3개 구역의 특별건축구역 지정을 발표한 바 있으며, 열흘여 만에 추가 7개 구역의 지정안 심의를 마무리했다. '휴먼타운 2.0'은 대규모 정비가 어려운 저층주거지를 대상으로, 기존 골목길과 마을의 형태를 지키면서 집주인이 필지 단위로 집을 새로 짓거나 고칠 수 있도록 건축규제를 풀어주는 사업이다.
서울시는 주택 공급이 필요한 곳은 신속통합기획·모아타운 등으로 과감하게 정비하고, 역사와 생활의 흔적이 남은 저층주거지는 마을의 골목과 지형, 경관을 살려 새롭게 가꾸는 지역 맞춤형 정비를 추진하고 있다. '휴먼타운 2.0'은 이 가운데 ‘지키면서 새로 짓는’ 저층주거지 정비 모델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되면 건축법상 조경, 건폐율, 용적률, 대지안의 공지, 높이 제한을 해당 구역의 여건에 맞춰 완화해 적용할 수 있다. 특히 ‘마을의 지형과 길을 살리고, 규제는 과감히 푼다’는 기조 아래, 5대 건축 특례가 맞춤 적용된다.
7개 구역 모두 용적률·건폐율·높이·대지안의 공지·조경 등 5대 건축 특례를 지역 여건에 맞춰 적용받는다. 모든 구역은 지역별 디자인 가이드라인 충족도에 따라 조례상 용적률의 최대 1.2배까지 받을 수 있다. 여기에 구역마다 지형과 용도지역, 기존 계획을 따져 건폐율과 높이 특례가 서로 다르게 적용된다.
구체적으로 중랑구 망우동은 제2종일반주거지역에서 1층에 주민 커뮤니티 공간이나 소규모 상가 등을 조성할 경우, 해당 층의 건폐율을 60%에서 최대 70%까지 완화하여 골목상권 활성화를 유도한다. 강북구 수유동 인수봉 숲길마을은 북한산 자락에 자리해 자연경관지구 규제로 건축에 제약을 받아왔으나, 자연경관지구 내 해당 지역의 건폐율을 40%에서 최대 60%로, 높이를 16m에서 최대 20m까지 완화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이 완화는 고도지구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성북구 삼선동1가 장수마을은 한양도성에 인접한 마을로, 지구단위계획에서 제한된 건축물 높이를 국가유산 앙각 규제 범위 안에서 기준의 1.2배까지 완화한다. 이번 7개소 중 가장 넓은 강서구 화곡1동·화곡2동과 중구 신당동은 경사진 지형을 살릴 수 있도록, 지상으로 드러나는 지하층을 주차장·비주거용도로 사용하면 그 부분의 건폐율을 60%에서 80%까지 인정한다. 구로구 개봉동은 제3종일반주거지역이 포함된 지역으로 용적률을 250%에서 최대 300%까지 적용할 수 있어 노후주택 정비 여건을 개선한다.
협소한 골목길 안쪽 필지에서도 원활한 신축과 개량이 가능하도록 7개 구역 전체에 실효성 있는 공통 특례도 적용된다. 건축선과 인접 대지경계선으로부터 띄워야 하는 거리가 연립주택은 2m에서 1m로, 다세대주택은 1m에서 0.5m로 줄어든다. 옥상에 조성한 조경을 법정 조경면적으로 인정하는 비율도 2분의 1에서 3분의 2로 확대해 좁은 대지에서도 쾌적한 주거환경을 갖출 수 있도록 했다.
건축규제 특례가 자동으로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구역별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건축계획에 얼마나 반영했는지를 평가해, 합계 5점 이상이면 조례 용적률의 1.1배, 10점 이상이면 1.2배를 적용한다. 이는 규제를 푸는 만큼 새로 짓는 집이 골목 경관과 마을의 모습에 어울리도록 하기 위한 장치다. 가이드라인은 건축 배치, 외관 디자인, 외부 공간 등 12~14개 항목으로 구성되며, 건축주가 배점을 신청하면 건축위원회 심의위원이 평가해 최종 점수를 정한다.
예를 들어 제2종일반주거지역의 약 50평대 대지는 용적률에 산입되는 연면적 상한이 330㎡에서 평가점수 5점 이상이면 363㎡, 10점 이상이면 396㎡로 늘어난다. 실제 규모는 주차·높이 등 다른 기준과 심의 결과에 따라 달라진다.
특례를 받으려는 건축주는 특례가 필요한 이유와 기대 효과를 담은 '특례적용계획서'를 건축허가 신청서와 함께 자치구에 제출해야 한다. 설계 단계에서는 서울시 전문가 자문단 '휴머네이터'의 기획 설계와 상담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특별건축구역은 지정 후 3년간 운영한 뒤 성과를 평가해 계속 운영 여부를 결정한다. 특례를 받은 건축물은 허가 또는 신고 후 12개월 안에 착공해야 한다.
서울시는 지역 여건에 따라 리모델링 활성화구역과 건축협정 집중구역 지정도 연계할 계획이다. 지역별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통해 건축물의 배치, 외관, 외부 공간 등이 기존 마을 경관과 조화를 이루도록 관리할 방침이다.
명노준 서울시 주택실장은 “세계적인 도시 평가에서 서울이 주목받는 이유는 과거의 역사·골목 풍경과 미래 경쟁력이 조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라며, “휴먼타운 2.0은 마을의 옛길과 지형의 가치를 지켜내면서도 쾌적하게 살아갈 수 있는 주거 혁신 모델로서, 저층주거지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서울만의 독창적인 도시 경관을 가꿔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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