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EDIEN] 평생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헌신한 '의령 봉사왕' 고 공도연 할머니가 3년에 걸친 마지막 봉사를 마무리하고 영면에 들었다.
공 할머니와 남편 고 박효진 씨의 유해는 지난 14일 경상국립대학교 의과대학 생명존중실에 나란히 안치됐다. 30년간 이곳에 모셔질 부부의 유해는 의학 교육 및 연구를 위한 숭고한 나눔의 결실이다.
공 할머니는 지난해 9월 13일 향년 82세로 별세했다. 유족들은 고인의 뜻에 따라 시신을 경상국립대학교 의과대학에 기증했으며, 교육과 연구 과정을 거쳐 화장에 이르기까지 3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앞서 2022년 4월 세상을 떠난 남편 박 씨 역시 시신 기증 의사를 밝혀 대학에 몸을 기증한 바 있다. 먼저 떠난 남편의 보존된 시신과 함께 공 할머니의 기증이 이루어지면서 부부는 마지막 봉사까지 함께하게 되었다.
두 사람의 시신은 지난 7월 말 의대생 해부학 실습과 교수진의 임상 연구에 활용되며 의학 발전에 기여했다. 강윤식 경상국립대학교 의과대학장은 “공도연 할머니가 의령에서 ‘봉사왕’으로 불릴 만큼 이웃을 위해 살아온 분”이라며 “시신 기증은 의학교육과 의학 발전에 큰 힘이 되는 숭고한 나눔이자 엄청난 봉사”라고 말했다. 그는 고인의 기증이 훌륭한 의료인을 길러내는 밑거름이 되었다고 덧붙였다.
공 할머니의 봉사 인생은 50년 넘게 이어졌다. 17세에 천막집에서 시집살이를 시작하며 가난을 경험한 공 할머니는 형편이 나아진 30대부터 본격적인 사회 활동에 나섰다. 새마을부녀회장으로서 농한기 소득 증대 사업을 벌이고 사비를 들여 마을 간이상수도 설치와 지붕개량 사업을 도왔다. 1985년에는 의료시설이 부족한 주민들을 위해 대지 225㎡를 직접 구입해 기탁, 송산보건진료소 건립을 도왔다. 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명절마다 이웃돕기 성금을 기부하며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는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나누는 일도 거르지 않았다.
‘가난해 보지 못한 사람은 가난의 아픔과 시련을 알지 못할 것이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말처럼 잘살아 보겠다는 강한 신념이 있다면 반드시 방법이 있을 거로 생각한다. 없는 자의 비애감을 내 이웃들은 느끼지 않도록 도와주고 싶습니다.’ 공 할머니의 ‘봉사일기’에 담긴 글이다.
나이가 들어서도 봉사는 멈추지 않았다. 80세가 되던 해에는 35㎏의 몸으로 리어카를 끌며 나물을 팔고 고물을 주워 번 돈까지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내놓았다. 박정희 대통령부터 문재인 대통령까지, 선행과 사회공헌으로 받은 표창만 60여 차례에 달하며 2020년에는 국민훈장 석류장을 받았다.
장남 박해곤 씨는 “부모님을 떠나보낸 뒤에도 늘 마음 한구석이 무거웠는데, 이제 두 분이 하실 일을 모두 마쳤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놓이면서도 마지막으로 보내드리는 것 같아 서운한 마음도 크다”며 “이제는 정말 편히 쉬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녀 박은숙 씨는 “엄마에게 봉사는 삼시 세끼 자식 밥을 챙기는 것처럼 당연한 일이었다”며 “사람들이 그런 엄마를 오래 기억해주면 고맙겠다”고 덧붙였다.
오태완 의령군수는 “공도연 할머니는 평생 이웃을 위한 나눔을 삶으로 보여주시고 마지막까지 봉사로 삶을 완성하신 분”이라며 “고인이 보여준 한결같은 이웃 사랑은 우리 사회가 오래 기억해야 할 참된 봉사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의령군민과 함께 그 뜻을 오래도록 기억하겠다는 다짐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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