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DIEN] 국립보건연구원이 국내 첫 국가주도 파킨슨병 환자 코호트 연구를 통해 질병의 조기 진단과 맞춤형 관리를 위한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뇌질환 연구기반 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는 한국인 파킨슨병 환자의 임상, 영상, 유전, 자율신경 관련 자료를 장기적으로 수집·분석한 결과를 담고 있다.

파킨슨병은 주로 떨림, 경직, 움직임 둔화 등 운동 증상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환자들에게는 인지 기능 저하, 자율 신경계 이상, 우울감 등 다양한 비운동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환자마다 질병의 진행 양상 또한 다르게 나타나 효과적인 관리를 위해서는 이러한 복합적인 요인을 고려한 전략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국립보건연구원은 2021년부터 한국인 파킨슨병 환자 233명을 대상으로 영상 검사에서 관찰되는 갑상샘 부위 신호의 임상적 의미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이 신호가 기립성 저혈압, 누운 상태에서의 고혈압 등 초기 혈압 조절 이상과 관련이 있음을 확인했다. 이는 갑상샘 부위 신호 분석이 파킨슨병 환자의 초기 자율신경계 이상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 혈압 조절 이상은 어지럼증, 낙상, 실신 등으로 이어져 환자의 안전과 삶의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조기 확인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247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장기간 추적 연구에서는 특정 유전자 유형을 가진 환자군이 다른 환자군에 비해 운동 기능과 인지 기능 저하가 더 빠르게 진행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 결과는 유전 정보가 향후 환자의 질병 진행을 예측하고 개인별 맞춤 관리 전략을 수립하는 데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연구는 파킨슨병이 단순한 운동 질환이 아니라 유전적 요인, 자율신경계 이상, 인지 기능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질환임을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연구진은 앞으로도 코호트 연구를 지속하며 임상, 영상, 유전체, 생체 자원 연계 분석을 고도화하여 파킨슨병 고위험군 선별, 예후 예측 모델 개발, 비운동 증상 관리 전략 마련을 위한 후속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김원호 국립보건연구원 만성질환융복합연구부장은 “이번 연구 성과는 한국인 파킨슨병 환자의 특성을 정밀하게 규명하고 조기 진단 및 맞춤형 관리의 근거를 확대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질병관리청 임승관 청장 역시 “장기 추적 코호트 기반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번 연구 결과가 뇌 질환 극복을 위한 국가 연구 역량 강화에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