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구, 부암동 은행나무 살린다… 토양검사·‘아름다운 나무’ 지정 검토 (종로구 제공)



[PEDIEN] 서울 종로구가 부암동 사유지 도로변에 위치한 400년 이상 된 은행나무를 되살리기 위해 본격적인 행정 절차에 돌입했다. 단순 민원을 넘어 지역의 소중한 자산으로 보호하려는 구상이다.

종로구는 우선 전문기관에 의뢰해 은행나무 주변 토양 시료를 채취하고 제초제 성분 잔류 여부를 정밀 분석한다. 이 검사 결과는 향후 토양 개량과 수목 회복 처방의 과학적 근거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또한, 토양 안전성에 대한 주민들의 궁금증을 객관적인 데이터로 해소하는 데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종로구는 해당 은행나무를 '종로구 아름다운 나무'로 지정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한다. 비록 '보호수' 등재 기준인 수령 400년 이상에는 부합하지만, 오랜 시간 마을 풍경의 일부로 자리해 온 만큼 토지 소유주의 의견을 수렴해 행정적 보호망 안으로 끌어들일 계획이다. 지정이 확정되면 나무의 관리, 점검, 복원 전 과정에 걸쳐 종로구의 책임 있는 관리가 가능해진다.

이번 사안은 지난 5월, 부암동의 한 미술관 담장 옆 사유지 도로에서 자라던 은행나무에 제초제가 투여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거졌다. 미술관 측이 담장 훼손을 이유로 약제를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지역 주민과 환경단체는 깊은 우려를 표명해 왔다.

종로구는 지난 5월 22일 관련 민원을 접수한 직후 현장을 방문해 훼손 상태를 살폈고, 26일에는 '나무병원'을 통해 수목 진단을 실시했다. 진단 결과, 약제 성분으로 인해 수관부 고사가 진행되고 있어 고유 수형 훼손이 우려된다는 소견이 나왔다. 이에 구는 미술관 측에 협조 공문을 발송해 '책임 있는 원상 복구'를 공식 요청한 상태다.

정문헌 종로구청장은 “주민들의 추억이 깃든 수목을 허투루 잃을 수는 없다”며 “토양 검사와 '아름다운 나무' 지정을 비롯해 구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행정 수단을 가동해 부암동 은행나무를 지역의 귀중한 자산으로 되살려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