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권익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 제공)



[PEDIEN] 부당하게 요양급여를 청구해 과징금 처분을 받은 요양기관이 재정적 부담을 이유로 처분 변경을 요청했으나, 중앙행정심판위원회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미 부과된 적법·정당한 과징금 처분은 특별한 사유 없이는 업무정지 처분으로 변경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국민권익위원회 소속 중앙행심위는 ㄱ 의료재단이 제기한 행정심판 청구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ㄱ 의료재단은 매출 감소와 노후 병원 건물 방수 공사 등의 이유를 들며 보건복지부장관이 부과한 과징금 처분을 업무정지 처분으로 변경해 줄 것을 요구했다.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르면, 요양기관이 속임수나 부당한 방법으로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한 경우 업무정지 처분이 내려지거나, 이에 갈음해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ㄱ 의료재단은 2022년부터 2024년 사이 총 2억여 원의 부당 청구 사실이 적발됐다.

보건복지부장관은 당초 업무정지 76일에 해당하는 처분을 사전 통지하며, 업무정지 대신 과징금 부과가 가능하다는 점도 함께 안내했다. 이에 ㄱ 의료재단은 진료 공백으로 인한 환자 불편을 이유로 과징금 처분을 선택하고 12개월 분할 납부를 신청했다.

그러나 행정처분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보건복지부장관이 ㄱ 의료재단에 부당 청구액의 5배에 달하는 10억여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자, ㄱ 의료재단은 갑자기 과징금 처분을 업무정지 처분으로 변경해 달라고 행정심판을 청구한 것이다.

중앙행심위는 이번 재결에서 몇 가지 중요한 점을 지적했다. 첫째, 업무정지에 갈음한 과징금 부과는 처분 행정청의 적법한 재량권 행사라는 점이다. 둘째, ㄱ 의료재단 스스로도 처음에는 과징금 처분을 신청했다는 사실이다. 셋째, 병원 공사는 처분과는 무관하게 진행됐어야 하는 사항이라는 점도 고려됐다. 마지막으로, 행정청이 일단 적법·정당하게 처분을 내린 이상, 다른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사후에 임의로 취소하거나 변경할 수 없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국민권익위 조소영 중앙행심위원장은 “이번 재결은 법령 위반행위에 상응하는 제재의 실효성을 확보하고 법 질서를 확립하는 데에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처분이 이루어진 후 당사자의 사정이나 의사에 따라 이를 임의로 변경하는 것은 허용되기 어렵고, 과징금 처분의 취지와 법적 효과를 존중하는 것이 신뢰받는 행정의 토대”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