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DIEN] 제주특별자치도가 한글 서예가 한곬 현병찬 선생이 평생 가꿔온 작품과 창작 공간을 도민을 위한 공공 문화 공간으로 새롭게 개관했다.

지난 24일 오후 2시, 제주시 한경면 저지문화예술인마을에 자리한 한곬서예관에서는 현병찬 선생과 가족, 서예계 인사, 문화예술 단체 관계자, 지역 주민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관식이 열렸다.

이번 개관은 현병찬 선생이 제주 문화 발전을 염원하며 평생의 작품 1,088점과 장서 4,816권, 토지와 건물 등을 제주도에 무상으로 기증한 데 따른 것이다. 기증자의 숭고한 뜻을 이어받아 서예 문화의 보존과 확산을 위한 공공 문화 공간이 조성된 것이다.

한곬서예관의 역사는 현병찬 선생이 2003년 처음 문을 연 서예 전시관 '먹글이 있는 집'에서 시작됐다.

1942년 제주시 화북에서 태어난 현 선생은 소암 현중화, 해정 박태준 선생으로부터 서예를 사사받았다. 대한민국미술대전 서예부문 대상과 원곡서예상 수상 경력을 가진 그는 특히 한글의 조형미와 제주의 자연, 삶, 그리고 제주어의 정서를 작품 속에 녹여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또한 한글 컴퓨터 글꼴인 '미소체' 개발 및 보급, 후학 양성에도 힘써왔다.

제주도는 2024년 6월 부동산 소유권 이전을 완료했으며, 선생의 호를 딴 '한곬서예관'으로 시설 명칭을 정했다. 이어 올해 6월에는 '제주특별자치도 한곬서예관 운영 조례'를 제정하고 전시 공간과 관람 편의 시설 정비 등 개관 준비를 마쳤다.

이날 개관식은 경과보고, 기념 영상 상영, 기념사와 축사, 시 낭송, 기증자 인사말, 현판 제막 순으로 진행되었다.

김승석 변호사가 현병찬 선생의 삶과 예술 세계를 담아 직접 쓴 헌시를 낭송했으며, 참석자들은 현판 제막 후 개관 기념 기획전을 관람했다.

위성곤 지사는 류일순 문화체육교육국장이 대독한 개관 기념사를 통해 “평생의 작품과 창작 공간을 아낌없이 기증해주신 현병찬 선생과 가족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한곬서예관이 제주 서예 문화의 가치를 계승하고, 도민 누구나 예술을 가까이에서 향유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개관을 기념하여 마련된 기획전은 오는 11월 17일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전시에서는 제주의 풍경을 담은 대형 병풍 '영주십경', 제주어를 서예로 표현한 '삼다의 섬', 제주 민요를 소재로 한 '해녀노래'와 '노동요' 등 현병찬 선생과 도내외 초대 작가들의 작품이 소개된다. 함께 발간된 도록에는 현병찬 선생의 작품 51점과 초대 작가 작품 25점이 수록되었다.

제주도는 앞으로 기증된 작품과 자료를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하는 한편, 전시와 서예 교육, 서예인 교류, 공간 대관 등을 통해 도민과 함께하는 열린 문화 공간으로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