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품은 밤정원 이야기 (여수시 제공)



[PEDIEN] 여수시가 '2026 남도 K-가든 페스티벌'을 통해 여서미관광장 내 오랜 가시나무를 활용한 대표 정원을 선보이며 도심 재생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 정원의 중심에는 100년 이상 그 자리를 지켜온 가시나무 한 그루가 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정원디자이너이자 환경미술가인 황지해 작가가 이곳에 ‘가시나무 몽상’이라는 이름의 대표 정원을 조성했다. 황 작가는 앞서 영국 첼시플라워쇼에서 2011년 아티즌가든 부문 금상, 2012년 쇼가든 부문 최고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다.

약 1000㎡ 규모로 조성된 ‘가시나무 몽상’은 화려한 신규 시설물보다는 기존 가시나무를 보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여기에 주변 식재와 오렌지색 벽체, 벤치 등을 더해 방문객들이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특히, 오래된 나무를 정원의 출발점으로 삼아 익숙한 자연을 새롭게 바라보게 하고, 스쳐 지나던 공간에 휴식과 감상의 기능을 부여했다는 점이 주목받는다.

황 작가는 이 정원을 ‘도시재생정원’으로 설명한다. 오랜 시간 마을을 지켜온 가시나무를 중심으로 쇠퇴한 도심과 여수의 미래를 다시 피워내겠다는 의도다. 이는 기존 공간의 시간을 인정하고 그 위에 새로운 기능과 이야기를 더하는 방식으로, 오래된 공간을 새롭게 바라보는 하나의 방식을 보여준다.

대표 정원 주변으로는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 만든 8개의 정원이 자리하고 있다. 전문가가 아닌 시민들이 자신들이 기억하고 바라본 여수를 작은 공간 안에 담아냈다. 3대가 함께 참여해 세대를 잇는 정원을 만들거나, 여수의 365개 섬과 동백, 바다의 물결을 표현하는 등 같은 ‘여수’를 주제로 하면서도 시민마다 전혀 다른 풍경을 정원에 담아냈다.

대표 정원이 여수의 옛 시간을 다시 발견했다면, 시민 참여 정원은 오늘을 살아가는 시민들의 기억과 생각을 더한다. 100년을 견딘 나무와 시민들이 만든 작은 정원들이 어우러지면서 여서미관광장은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이야기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변모했다.

이번 페스티벌의 주제인 ‘섬 품은 여수 밤정원’과도 맥을 같이한다. 낮에는 가시나무와 식재가 중심이 된 여수의 역사를 보여주고, 밤에는 경관 조명이 대표 정원과 시민 참여 정원에 더해져 또 다른 여수의 밤 풍경을 연출한다. 시민들이 단순히 관람객에 머물지 않고 자신의 경험을 정원으로 표현하며 축제의 주체로 나섰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시 관계자는 “기존 공간이 가진 시간을 지키면서 현재의 시민이 다시 참여하고 머물게 한다는 점에서 대표 정원과 시민 참여 정원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하나의 정원을 완성하고 있다”며 “페스티벌이 끝난 뒤에도 시민들이 쉬어가는 일상의 공간으로 자리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