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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DIEN] 강진군 병영면 동삼인마을이 정월대보름인 지난 3일 오시에 천연기념물 비자나무 제단에서 당산제를 봉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동삼인 주민을 비롯해 병영면 기관 사회단체장 등 100여명이 참석해 한 해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했다.
동삼인마을의 당산제는 마을 수호신으로 여겨지는 비자나무에 제를 올리며 평안과 번영을 비는 전통 의식이다.
오랜 세월 이어져 온 공동체 문화유산으로 당산제 추진위원회는 사전 회의를 통해 철저한 준비를 마치고 정성껏 제물을 마련해 전통 절차에 따라 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제관들은 제물을 제단에 진설했으며 제물이 도착한 뒤 박병용 청년회장이 점시진설을 맡아 제물 상태를 살폈다.
이어 오시가 되자 김봉추 출향인사의 집례로 당산제가 시작됐다.
제례는 강신례를 시작으로 초헌례, 독축, 아헌례, 종헌례, 첨작, 망예례 순으로 엄숙하게 진행됐다.
초헌관은 박주철 동수장이, 아헌관은 양은희 병영면장이, 종헌관은 채의석 동삼인향우회장이 맡아 잔을 올렸다.
독축은 김영문 어르신이 진행했으며 김옥수 신이섭 주민이 집사로 참여했다.
첨작에는 김용관 이장단장, 양한모 병영발전회장, 김경 군청 과장, 김상은 전 산악연맹회장이 함께해 의미를 더했다.
제례 후에는 마을회관에서 음복례와 오찬을 나누며 주민 간 화합을 다졌다.
당산제가 열린 동삼인리 비자나무는 수령 약 600년에 달하는 노거수로 1962년 천연기념물 제39호로 지정됐다.
지상 1.5m 높이에서 네 갈래로 갈라지는 독특한 수형을 지니며 가슴둘레 5.8m, 높이 11.5m에 이르는 웅장한 자태로 지역을 대표하는 상징적 존재다.
전해지는 이야기로는, 조선 태종 17년 전라병마절도사영 설치 당시 주변의 나무는 대부분 베어졌으나 이 비자나무는 키가 작고 휘어 목재로 적합하지 않아 남겨졌다는 설이 있다.
또 비자 열매가 기생충을 구제하는 귀한 약재로 쓰여 주민들이 보호해왔다는 이야기도 전해져, 이 나무가 오랜 세월 보전될 수 있었던 이유를 짐작케 한다.
마을 주민들은 나라에 큰일이 있을 때 이 나무에서 울음과 같은 큰 소리가 들렸다며 이를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의 신호로 받아들였다.
이러한 믿음은 지금까지도 이어져 매년 정월대보름에 제례를 올리는 전통으로 자리 잡았다.
양은희 병영면장은 “오랜 세월 마을을 지켜온 귀중한 문화유산 아래에서 주민들과 함께 제례를 올릴 수 있어 뜻깊다”며 “앞으로도 지역의 전통문화를 지키고 공동체의 화합을 더욱 굳건히 하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600여 년 동안 마을과 함께 숨 쉬어온 동삼인리 비자나무는 지역의 역사와 정체성을 품은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이번 당산제는 전통을 계승하고 공동체의 결속을 다지는 뜻깊은 자리로 주민들은 앞으로도 천연기념물 비자나무와 더불어 전통문화를 이어가고 지역 고유의 정체성을 지켜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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