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EDIEN] 제천시는 4일, 지역 출신 의병장 정운경의 증손 정기용 씨로부터 제천의병 관련 유물 46점을 기증받았다고 밝혔다. 이번 기증은 호좌의진의 항일투쟁 역사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중요한 사료 확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상천 제천시장은 이날 시장실에서 열린 기증식에서 정기용 씨에게 기증증서와 함께 유물 영인본 액자를 전달하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기증된 유물들은 정운경 의병장의 활동과 국권 회복을 위한 투쟁, 중국 망명 및 황해도 유배 당시의 상황을 담고 있는 고문서와 고서들이다. 이를 통해 제천의병의 활동상을 더욱 깊이 있게 살펴볼 수 있게 됐다.
특히 주목받는 것은 1896년 정운경이 전군군사와 전군장으로 임명되었음을 증명하는 차첩이다. 이 자료는 정운경의 의병진 내 지위와 역할을 명확히 보여주며, 당시 호좌의진의 조직과 지휘체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이와 함께 의병대장 유인석과 전군장 정운경이 주고받은 보고 및 지시 문서, 의병대 병사 명부, 압록강을 건너 망명한 인물들의 명단 등은 의병부대의 운영 방식과 항일투쟁 전개 과정을 파악하는 데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또한, 중국 망명 후 청나라 관리와 위안스카이에게 지원을 요청했던 문서들은 국내 무장투쟁뿐만 아니라 국외에서 지원을 모색했던 당시 의병들의 활동 범위를 보여준다.
안승우, 서상렬, 유인석 등 주요 의병 인물들의 간찰, 황해도 유배 중 가족에게 보낸 한글 편지, 유배 생활 중 의병들과의 교류를 기록한 ‘동고록’, ‘북유건연’, ‘서도잡록’ 등도 함께 기증됐다. 이 자료들은 의병투쟁의 역사뿐 아니라 당시 인물들의 삶과 사상을 이해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운경 의병장은 제천 출신의 유학자이자 의병장으로, 1895년 을미사변과 단발령 이후 유인석이 이끈 호좌의진에 참여해 전군장으로 활약했다. 1896년 제천과 충주 일대에서 관군과 맞섰으며, 의병진이 패퇴한 뒤에는 중국으로 건너가 위안스카이에게 원병을 요청하는 등 항일투쟁을 이어갔다.
귀국 후 향약을 이끌며 향촌사회의 결속과 항일의식을 고취했으며, 1905년 을사늑약 체결 이후에는 제천, 단양, 영춘 일대의 의병 300~400명을 규합해 다시 항일투쟁에 나섰다. 이후 원주진위대의 기습으로 의병진이 해산되면서 체포되어 황해도로 유배되었고,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1977년 건국훈장 독립장이 추서됐다.
제천시 관계자는 “이번에 기증된 유물들은 제천의병의 항일투쟁과 독립운동 역사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소중한 자료”라며, “체계적인 보존과 연구를 통해 제천의병의 역사와 선열들의 숭고한 정신을 후대에 온전히 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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