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EDIEN] 울산 동구 대왕암공원과 인근 해상이 희귀 나그네새들의 중요한 이동 경로로 확인됐다.
탐조 모임 ‘짹짹휴게소’ 회원과 새 통신원 등 전국 탐조인 128명이 지난 8월부터 9월까지 모두 8차례에 걸쳐 대왕암공원과 주변 해상 20km 이내에서 진행한 탐조 활동 결과, 총 12종 1만 824개체의 새가 관찰되었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많이 관찰된 새는 슴새로 9626개체에 달했으며, 지느러미발도요 846개체, 제비갈매기 264개체, 알류샨제비갈매기 39개체, 바다제비 24개체, 한국동박새 14개체, 뿔쇠오리 4개체 순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뿔쇠오리는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알류샨제비갈매기와 함께 세계자연보전연맹 적색목록에서 취약종으로 분류된다. 슴새와 바다제비 또한 같은 목록에서 준위협종으로 분류되는 등 보호 가치가 높은 종들이 다수 확인되었다.
지난 추석 연휴 기간에는 주로 서해안 섬에서 관찰되는 한국동박새와 함께, 유럽 동부에서 중국 서북부에 걸쳐 번식하고 인도와 스리랑카에서 겨울을 나는 분홍찌르레기 어린새 1개체가 대왕암공원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분홍찌르레기는 2000년 경기 양수리에서 처음 기록된 이후 국내 관찰 기록이 매우 드문 길 잃은 새다.
또한 지난 8월 2일에는 열대·아열대 지역에 서식하는 갈색얼가니새 1개체가 대왕암공원 앞 동해상에서 관찰되었다. 갈색얼가니새는 1986년 경남 통영 홍도에서 국내 최초로 기록된 이후 전남 신안 가거도, 제주도, 부산 해운대 등지에서만 드물게 확인된 희귀 조류다.
홍승민 짹짹휴게소 대표는 “8~9월 연속 조사에서 긴꼬리도둑갈매기, 알류샨제비갈매기, 갈색얼가니새 등 해양성 조류의 이동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특히 열대·아열대 바다에 사는 갈색얼가니새가 관찰된 것은 해수 온도 상승 등 기후변화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홍 대표는 “추석 연휴 강한 바람을 타고 한국동박새와 분홍찌르레기가 울산에서 처음 관찰된 것은 대왕암공원 해안이 새들의 중요한 중간 기착지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덧붙였다.
울산시 관계자는 “시민 탐조인들의 꾸준한 기록 덕분에 대왕암공원 앞바다가 희귀 바닷새들의 중요한 길목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시민들과 함께 관찰 기록을 지속적으로 이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대왕암공원 앞바다에서는 2024년 8월 뿔쇠오리와 알류샨제비갈매기가 관찰된 바 있으며, 지난해 8~9월에는 뿔쇠오리 50개체 등이 확인되어 이 일대가 조류 이동 경로로서의 중요성을 꾸준히 보여주고 있다.
저작권자 © PEDI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