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EDIEN] 경남 합천군 야로면에 위치한 등골제철유적에서 국내 최초로 조선시대 산사철 선광지가 확인됐다. 합천군은 지난 11월 3일, 지역 주민과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그간의 발굴조사 성과를 공개하며 역사적 의미를 공유했다.
이번 발굴조사는 국가유산청의 ‘2026년 역사문화권 중요유적 발굴조사’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으며, 국·도비 지원과 합천군의 의뢰를 받아 (재)삼강문화유산연구원이 맡아 수행했다. 조사 결과, 조선시대 제철로 4기, 선광지 2기, 폐기장 1기, 수혈유구 8기, 구상유구 1기가 새롭게 확인됐다.
합천군은 그동안 야로면 일원의 중요 비지정유산인 제철유적에 대한 관심을 갖고 2023년 정밀지표조사, 2024년 시굴조사를 통해 노적과 제철 관련 유구를 파악해왔다. 이번 대규모 발굴조사를 통해 등골 제철유적의 정확한 성격과 구조를 파악하기 위한 기초 학술 자료를 확보했으며, 향후 체계적인 보존 및 정비 계획을 수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조사에서 확인된 제철로는 제련 공정과 정련단야 공정을 위한 노로 추정된다. 특히 1호 제련로는 장방형 상형로 형태를 띠고 있으며, 그 남쪽에는 제련 과정에서 발생한 유출재와 노벽편이 다량 발견된 4호 폐기장이 인접해 있다. 2호와 3호로 역시 석조형 정련단야로로, 현재 하부 구조만 남아있는 상태다.
이번 조사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6호와 7호 선광지가 5호 구상유구로 연결되는 구조가 확인된 것이다. 선광지 내부의 흙을 물로 체질하는 과정에서 산사철이 검출되었는데, 이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확인된 산사철 선광지 사례로 제철 연구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채광된 산사철은 제련 공정을 거쳐 괴련철을 생산하는 데 사용된 것으로 보이며, 폐기장에서는 유동성이 좋은 유출재를 비롯해 부유철재, 철괴형 철재 등 다양한 철재와 노벽편이 수습됐다. 특히 소구경 송풍구가 발견되어 조선시대 상형로의 송풍 방식을 엿볼 수 있었다.
문헌 자료에 따르면 야로면의 철 생산은 15세기 중엽 가장 활발했으며, 19세기 후반까지 이어지다 중단된 것으로 파악된다. 기록상으로는 1452년부터 1674년까지, 약 200여 년 이상 철을 생산했던 지역이다. 이번 발굴에서 조업 시기를 특정할 수 있는 백자 대접이 출토됨에 따라, 늦어도 17세기까지는 선광 및 제련 작업이 이루어진 것으로 판단된다.
김윤철 합천군수는 “이번 학술조사를 통해 합천 야로지역의 조선시대 제철 유적과 당시 사람들의 제철 기술을 규명할 중요한 단서를 확인했다”며, “주민들과 유적의 가치를 공유하고 보존 관리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한편, 유적의 가치를 지켜나갈 수 있도록 보존과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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